‘9800대1’ 스크린골프 1위는 16세 소녀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김지은 국내 첫 대회서 2위와 7타차로 32강 진출

9800명이 참가한 대규모 골프 대회가 있다. 참가자들은 탁 트인 필드 대신 실제 코스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스크린을 향해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전국 규모의 국내 최초 스크린골프 대회인 ‘2008 훼밀리골프-캘러웨이 챔피언십’이 3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냈다. 2월 1일부터 2개월 동안 지역 예선을 거친 결과다.

1만 명에 가까운 참가자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은 16언더파. 2위보다 무려 7타나 앞서는 기록이다. 무수한 ‘스크린 프로’들을 제치고 경이로운 성적을 달성한 선수가 16세 소녀라는 것이 관심을 끈다. 본선 진출자 중 유일한 여성이기도 한 김지은(사진)이 바로 그 주인공.

김지은은 인천 선학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클럽을 잡았다가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2개월 전에 필리핀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지만 국내에서 학력을 인정해 주지 않아 1년 6개월 만에 귀국했다. 조만간 검정고시를 치러 내년에 골프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다.

김지은이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지도해 온 김유천(50) 프로는 “15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쳐 왔지만 이렇게 뛰어난 자질을 가진 아이는 처음이다. 내년에 고교생이 되면 학생 대회에서 큰일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래에서는 보기 드물게 평균 240야드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자랑하는 김지은의 또 다른 장점은 쇼트게임도 강하다는 것. 스크린골프를 접한 지는 6개월밖에 안 됐지만 평균 15언더파의 실력을 자랑한다. 실제 골프장에서는 지난해 8월 기록한 5언더파가 최고 스코어.

김지은은 “키(155cm)가 크지 않아 고민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지은희나 김미현 프로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본선은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 태평양홀에서 열린다. 우승자는 부상으로 크라이슬러 300C 승용차를 받는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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