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 Sports Biz] 스포츠구단의 투자 가치

  • 입력 2008년 3월 27일 10시 25분


경이적인 투자실적을 보인 워런 버핏에 관한 기사를 얼마전 동아일보에서 본 적이 있다. 1965년 경영난에 처해있던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섬유회사를 인수해 2007년 현재 회사 가치를 4010배 불렸다는 얘기였다.

기사의 요점중 하나는 모든 투자자가 버핏을 따라 하더라도 버핏처럼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안정된 투자로 돈을 번 것은 부럽지만 모든 투자자가 버핏처럼 굴뚝산업에 집중된 투자를 하면 창조적 파괴와 혁신이 요구되는 산업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그런 산업에도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들렸고 문외한이지만 수긍이 갔다.

실제 비슷한 사례가 몇해 전 월스트리트 저널에 났던 적이 있다. ‘NFL 구단주들의 경영전략’이라는 기사에서 ‘어떤 곳에 투자를 했더라도 이만큼 가치가 오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라며 피츠버그 스틸러스 구단에 관해 설명했다. 기사가 났을 당시 구단주의 아버지는 1933년 단돈 2500달러에 스틸러스 구단을 인수했는데 2001년 그 구단의 가치가 4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돼 무려 16만배나 뛰었다는 얘기였다. 재미가 넘치는 사업을 하면서 큰 돈도 벌었으니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스포츠를 어지간히 좋아하는 사람 아니고는 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프로구단에 감히 투자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스포츠팬들은 거의 매일 봄부터 가을까지는 축구 아니면 야구, 가을부터 봄까지는 농구 아니면 배구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네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잘 모르는 팬들이 많다.

어림잡아 약 4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꼬박꼬박 이 돈을 들이는데, 버는 돈은 많아야 600∼700억원에 불과하고 모자라는 돈은 기업들이 낸다.

이 제조원가 비싼 국산품을 팬들은 빅리그보다 재미없어 못보겠다고, 방송사는 시청률이 낮다고 외면한다. 또 대통령보다 연봉 많이 받는 선수들은 호시탐탐 해외진출을 노리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문 닫는 구단은 보기 힘드니 한국 구단주들은 참으로 끈기 있는 스포츠산업 투자자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구단주들도 스틸러스 구단주처럼 축복 받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연간 수입이 2000억원에 달하는 구단이 생기고 만년 꼴찌팀도 흑자로 돌아선 NFL 성공의 비결로 ‘좋은 조건의 구장임대계약’, ‘천문학적인 TV중계권 수입’, ‘스포츠 사상 가장 뛰어난 사업가 기질을 가진 구단주들이 개발한 돈 버는 비법’ 등을 꼽았음을 참고했으면 한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 소장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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