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빠진 이승엽, ‘도진 손가락 부상’

  • 입력 2007년 8월 14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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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 봉착한 것인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이 또 다시 타격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9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부활하는 듯 했던 이승엽은 8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8월 타율이 0.217에 머물고 있으며 홈런과 타점은 단 1개에 그쳤다. 특히 타율 0.154를 기록했던 지난 주 6경기 성적은 더 참담했다. 팀의 5번 타자로 꾸준히 기용됐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승엽 부진의 원인은 여전히 완쾌되지 않은 왼쪽 엄지손가락 때문이다. 이승엽은 전반기에도 손가락 관절염으로 정상적인 타격이 불가능했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를 마다하고 통증이 완화되기만을 기다렸다.

전반기 막판 2군으로 내려간 뒤 올스타 브레이크를 거치는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이승엽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다시 살아났다. 휴식으로 통증도 참을 만 해졌고 무리하지 않고 밀어 쳐 안타를 만드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아나갔다.

그러나 지능적인 일본 투수들은 이를 눈치 채고 이승엽을 상대할 때 결정구로 몸쪽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허구연 야구해설위원의 지적대로 손가락 통증이 스윙 매커니즘에 영향을 주다보니 몸쪽 공은 이승엽을 매우 곤란하게 만드는 무기가 되어버렸다.

요미우리의 시노즈카 가즈노리 타격코치는 14일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통증을 완화시켜가며 타격을 해야 하는 처지”라고 이승엽의 상태를 설명했다. 최근 타격 부진이 손가락 부상 때문임을 강하게 암시하는 대목이다.

현재로서는 이승엽이 타격감을 되찾아 과거처럼 홈런을 펑펑 터뜨려 주길 바라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은 만큼 통증을 참아가며 경기에 나서야 하는 이승엽에게 상대 투수들은 집요하게 몸쪽 공 승부로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손가락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는 것 외에는 이승엽이 부활할 수 있는 뾰족한 방도를 찾을 수 없는 현실이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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