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허운-김호인 퇴출… 경기 ‘보이콧’ 25명 복귀

  • 입력 2007년 7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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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6년 사상 초유의 ‘심판 쿠데타’는 하루 만에 끝이 났다.

허운 심판은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사실상 퇴출인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지만 그를 따르는 25명의 심판은 후반기 개막일인 이날 현장 복귀 의사를 밝힌 것.

심판 파업으로 프로야구가 중단되는 파국은 면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남았다. 허 심판을 따르는 심판들은 “복귀는 하지만 허 심판의 징계 해제와 요구 조건 관철을 위해 장내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허 심판과 그를 따르는 일부 심판은 19일 KBO에 심판위원장과 팀장 재선임, 하일성 사무총장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신상우 총재는 20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기를 볼모로 한 집단 행동은 용납할 수 없으며 그들의 요구 조건 또한 수용할 수 없다. 김호인 전 심판위원장과 허 심판을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계약 해지한다”며 강경하게 대처했다.

이에 허 심판을 따르는 심판들은 “물의를 일으켜 야구팬에게 죄송하다. 후반기 경기에 정상 참가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KBO는 심판의 복귀를 일단 환영하면서도 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할 경우 엄중 문책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심판의 경기 보이콧 파문은 1일 천하에 그쳤지만 11명의 기존 심판과 25명의 복귀 심판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재는 “심판위원회 등 산하 기관을 안일하게 운영한 것은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항명 파문으로 2군에 내려간 허 심판에게 ‘3개월 후 1군에 복귀시켜 주겠다’는 비밀각서를 써 주는 등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KBO의 원칙 없는 인사 정책은 프로야구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이 됐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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