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도 잠재운 ‘신바람 LG’… 류현진 두들겨 2년만에 5연승

  • 입력 2007년 4월 1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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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LG 감독실에서는 하루 전 SK의 진기한 승리가 화제에 올랐다. 전날 SK는 안타를 단 1개만 치고도 8안타의 KIA에 1-0으로 이겼다.

조용히 얘기를 듣고 있던 김재박 LG 감독은 자신이 경험했던 더욱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남대에 재학 중이던 김 감독은 어떤 대회에선가 4강에서 한양대와 만났다. 당시 한양대 투수는 프로 초창기 MBC에서 뛴 정순명이었는데 영남대는 9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볼넷과 실책이 겹치며 영남대가 2-1로 이겼다는 것이다.

이날 한화와의 경기 초반은 공교롭게도 그때의 상황과 절묘하게 오버랩 됐다.

5회까지 LG 타선은 한화 왼손 에이스 류현진에게 꽁꽁 묶였다. 1회 선두 타자 이대형이 볼넷을 골라냈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안타는커녕 출루조차 하지 못했다. 매회 삼진을 당하면서 5회까지 무려 9명의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0-0 동점이던 6회 2사 후 이대형이 물꼬를 텄다. 깨끗한 좌익수 앞 안타로 류현진의 노히트노런을 깨뜨린 것. 류현진의 얼굴엔 실망의 빛이 살짝 스쳤고, 타석에 들어선 박경수는 류현진의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장 상단을 맞히는 큼직한 2루타로 소중한 선취점을 뽑았다.

LG는 결국 3-1로 승리하며 5연승을 질주했다. LG의 5연승은 2005년 6월 30일 현대전부터 7월 7일 두산전까지 거둔 6연승 이후 근 2년 만이다. 선발 하리칼라는 7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 호투로 2승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삼진 10개를 뺏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대구에서는 롯데가 4-1로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롯데는 정확히 7년 전 이날 LG와의 경기 중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는 동료 포수 임수혁에게 의미 있는 승리를 바쳤다. 두산은 현대를 4-3으로 꺾고 6연패 후 2연승을 달렸고 KIA에 7-5로 승리한 SK는 6연승으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잠실(LG 2승)
한화0000000101
L G000 001 11×3
[승]하리칼라(선발·2승 1패) [세]우규민(8회·6세) [패]류현진(선발·1승 1패)

▽수원(두산 2승)
두산0013000004
현대2001000003
[승]랜들(선발·2승) [세]정재훈(9회·2세) [패]캘러웨이(선발·1승 2패) [홈]브룸바(1회 2점·2호, 4회·3호·현대)

▽대구(롯데 1승 1패)
롯데0200200004
삼성0000100001
[승]장원준(선발·2승 1패) [세]카브레라(9회·1패 2세) [패]윌슨(선발·1승 2패)

▽문학(SK 2승)
KIA3010000015
S K430 00000×7
[승]로마노(선발·1승 1패) [세]조웅천(1승 1세) [패]양현종(선발·1패) [홈]이재주(3회·2호·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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