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나이키가 먼저 지폈다.
지난해 10월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사각 드라이버 ‘SQ SUMO 스퀘어’를 사용했다. SUMO는 슈퍼 관성모멘트(MOI·Moment of Inertia)의 약자. 관성모멘트가 사상 최고 수준인 5300gcm²에 이른다. 빗맞았을 경우에도 거리 손실이 적어 비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샷의 정확성도 향상시켜 준다고. 이 드라이버는 2월 중순 국내 출시 후 1주일여 만에 업체 보유분 800자루가 모두 팔릴 만큼 높은 인기를 보였다.
캘러웨이는 3월에 사각 드라이버 ‘FT-i’와 ‘FT-5’의 두 가지 모델을 동시에 내놓는다. FT-i는 관성모멘트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완전 관성 디자인(Complete Inertial Design)’을 자랑하며 완벽에 가까운 직선 타구를 만들어낸다는 평가. ‘관성모멘트의 괴물’이란 애칭이 붙을 만큼 공이 중심에 맞지 않더라도 헤드가 덜 떨려 그만큼 비거리와 방향성 손실을 최소화시켜 준다고. FT-5는 필 미켈슨(미국)이 올 시즌 미국PGA투어 A&T 페블비치에서 사용해 82%의 페어웨이 안착률로 통산 30승을 올릴 때 썼던 제품.
테일러메이드는 사각 대신 전통적인 모양을 고수한 ‘r7 슈퍼쿼드’ 드라이버와 ‘버너’ 드라이버 등 전혀 다른 신제품 두 종류를 출시했다.
타이틀리스트는 삼각형 헤드의 ‘907D1’을 곧 출시하고 클리블랜드는 크라운(뚜껑) 부분이 움푹 파인 하이보어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하이보어 XL’로 주목받고 있다.
헥서스는 육각에 가까운 험프백(곱사등) 형태의 ‘뉴TVC460’을 내놓았다. 방향성, 비거리, 어드레스에서의 안정감, 슬라이스 방지 등 골퍼들이 추구하는 모든 요구를 갖췄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관성모멘트(MOI·Moment of Inertia):
MOI 높으면 빗맞아도 비거리-방향성 손실 적어
어떤 물체가 진행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려는 힘을 뜻한다. 골프 클럽에서는 헤드의 비틀림에 대한 저항의 크기를 뜻한다. 관성모멘트가 높다는 것은 임팩트 순간 볼이 중심에 맞지 않더라도 헤드가 덜 떨리고 에너지 손실이 적어 그만큼 비거리와 방향성의 손실이 적다는 의미다. 주말 골퍼의 경우 헤드의 중앙에 공을 정확하게 맞힐 확률이 떨어지므로 관성모멘트가 높은 클럽으로 실수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새 드라이버 3人평가
《최경주(나이키골프), 필 미켈슨(캘러웨이), 양용은(테일러메이드)에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새 드라이버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다.》
○ 최경주-나이키 SQ SUMO 스퀘어
SQ SUMO 스퀘어는 정확도에 큰 이점이 있어 좁은 코스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다. 직진성이 뛰어나 주말골퍼들이 사용한다면 정확도는 물론 거리도 늘 것 같다.
○ 필 미켈슨-캘러웨이 FT-5
프로골퍼들도 관성모멘트가 크고 비거리와 방향성이 좋은 ‘빅 헤드’에 관심이 많고 나 역시 그렇다. FT-5는 지금껏 내가 써본 어떤 드라이버보다 멋진 샷을 보여 줬다.
○ 양용은-테일러메이드 버너
헤드가 크게 느껴지지만 실제 사용해 보면 휘두르기 편하다. 손맛(타구감)이 뛰어나고 공을 쉽게 높게 칠 수 있게 돼 캐리가 늘어 과감한 페어웨이 공략이 가능해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