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눈이 되고 희망이 다리 되어

  • 입력 2006년 12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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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들이 3일 열리는 2006 싱가포르 국제마라톤에서 ‘사랑의 레이스’를 펼친다. 풀코스 하프코스 10km에 각각 출전해 감동을 전해줄 이승찬 군, 유은경, 차승우 천기식 배형진 백남민 씨(왼쪽부터)가 지난달 29일 서울 경복고등학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안철민 기자
한국 장애인들이 3일 열리는 2006 싱가포르 국제마라톤에서 ‘사랑의 레이스’를 펼친다. 풀코스 하프코스 10km에 각각 출전해 감동을 전해줄 이승찬 군, 유은경, 차승우 천기식 배형진 백남민 씨(왼쪽부터)가 지난달 29일 서울 경복고등학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앞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팔 다리가 없어도 달린다. 달리면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3일 열리는 2006 싱가포르 국제마라톤에서 한국의 장애인들이 ‘사랑의 레이스’를 펼친다. 푸르메재단이 에쓰오일의 후원을 받아 장애인 8명을 출전시킨다. 푸르메재단은 재활전문병원을 설립해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

이번 대회에는 시각장애인 차승우(42) 유정하(60) 황재선(41) 씨, 절단장애 천기식(47) 백남민(28) 씨, 청각장애 이승찬(18) 군 유은경(20·이상 서울농학교) 씨, 그리고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발달장애 배형진(23) 씨가 참가한다. 에쓰오일에서는 전천구(41) 강진홍(49) 유달용(37) 씨가 시각장애인들의 레이스 도우미로 나선다.

푸르메재단과 에쓰오일은 집안에 갇혀 있는 장애인들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백경학(43)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삶을 포기하고 힘들어하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마련했다”고 말했다.

마라톤으로 새 삶을 찾은 시각장애인 차승우 씨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을 너무 모른다”며 푸르메재단의 ‘달리는 홍보맨’으로 활동하고 있다. 각종 마라톤 대회에서 푸르메재단 로고가 찍힌 옷을 입고 “푸, 르, 메, 재, 단”을 외치며 완주한다. 이번엔 풀코스를 뛸 예정. 절단 장애를 당한 천기식 씨와 백남민 씨는 의족과 의수를 하고 10km에 출전해 ‘희망 찾기’에 나선다.

배형진 씨의 어머니 박미경(47) 씨는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아직도 좋지 않다. 장애를 그대로 인정하고 이웃하고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해 주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출전을 주관하는 여행춘추도 뜻 깊은 행사에 동참하기 위해 푸르메재단에 후원금을 내놓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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