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아깝다, 36년만의 노히트노런

  • 입력 2006년 7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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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갠 운동장… 몰려든 팬들5일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8강전. 이날 장마가 남부지방으로 물러나면서 많은 야구 팬이 서울 동대문구장을 찾아 고교야구의 백미를 즐겼다. 공주고 투수 이웅한은 서울고에 1안타만 내주며 1-0 완봉승을 거둬 팬들을 매료시켰다. 박영대  기자
비 갠 운동장… 몰려든 팬들
5일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8강전. 이날 장마가 남부지방으로 물러나면서 많은 야구 팬이 서울 동대문구장을 찾아 고교야구의 백미를 즐겼다. 공주고 투수 이웅한은 서울고에 1안타만 내주며 1-0 완봉승을 거둬 팬들을 매료시켰다. 박영대 기자
제60회 황금사자기를 향한 4강이 정해졌다.

5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6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8강전에서 공주고와 장충고는 각각 서울고와 배명고를 누르고 4강에 합류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는 광주동성고와 유신고, 공주고와 장충고의 4강 대결로 압축됐다.

공주 1-0 서울

한국 고교야구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황금사자기에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질 뻔했다. 1970년 제24회 대회에서 성남고 노길상이 달성한 이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노히트노런이 경기 막판 아쉽게 깨졌다.

공주고 선발 투수 이웅한은 8회 1사 후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남은 아웃카운트는 5개. 그러나 8번 타자 김휘련을 맞아서 너무 방심했던 탓일까. 볼카운트 원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2구째 직구가 가운데 높은 쪽으로 몰렸고 김휘련은 이를 놓치지 않고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36년을 기다렸던 노히트노런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이웅한은 결국 9이닝 1안타 1볼넷 7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이웅한은 0-0이던 5회말 무사 1루에서 서울고의 두 번째 투수 이형종에게서 오른쪽 펜스까지 굴러가는 결승 2루타를 쳐내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공주고는 3일 군산상고와의 경기에서 김태식이 9이닝 3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는 등 대회 두 경기 연속 선발 투수가 1-0 완봉승을 거두는 진기록을 세웠다.

장충 3-0 배명

우승 후보 장충고가 배명고를 가볍게 셧아웃시켰다. 초고교급 투수 전진호와 두산의 1차 지명 선수 이용찬이 버티는 장충고 마운드는 배명고 타선이 넘기에는 너무 높았다. 배명고는 4안타의 빈타에 무득점.

장충고는 6회 백용환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고, 8회 대타 신동진의 적시타와 김명성의 우중간 3루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났다.

장충고 선발 투수 전진호는 5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6회 1사 1, 2루에 등판한 이용찬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강전

서 울 000 000 000 0

공 주 000 010 00× 1

장 충 000 001 020 3

배 명 000 000 000 0

▼오늘의 스타 공주고 이웅한▼

“간밤에 오늘 맞붙은 서울고와 경기하는 꿈을 꿨어요. 제가 선발로 나왔는데 6-5로 이긴 거예요. 하하.”

투수로서 완봉승을 올린 데다 타자로서 결승타까지.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공주고 이웅한(18·사진)은 다 잡은 노히트노런 기록을 놓친 게 아깝지 않으냐는 질문에 “별로 의식하지 않았어요. 어쨌든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은 걸요”라고 말했다. 대기록을 놓친 아쉬움보다는 4강에 오른 기쁨이 더 커 보였다.

“솔직히 처음에 볼이 안 좋았거든요. 그런데 같은 3학년인 포수 (정)상학이가 리드를 잘해 줘 던지면서 자신감이 생겼죠.”

185cm, 81kg의 듬직한 체격인 그는 운동을 좋아해서 어떤 종목이라도 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전학 간 합덕초등교에 야구부가 있어 5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 고교 2학년 때부터 마운드에 올랐는데 앞으로는 투수로 대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군산상고와의 2회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공주고 막강 ‘원투펀치’의 다른 한 축인 동기 김태식에 대해서는 라이벌이라기보다 죽이 잘 맞는 친구로 생각한다고. “태식이가 운동하기 귀찮아 하면 제가 억지로 하자고 잡아끌어요. 태식이도 마찬가지고요.” 지난 청룡기 대회 때 방망이가 안 맞아 고민을 했었는데 타석에서의 부진을 날린 것도 기분이 좋다며 순박한 웃음을 지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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