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500만 관중시대… 만들자! 전천후 돔구장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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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기 그대로…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는 대형 태극기가 자리 잡았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2만5000여 야구팬이 전광판을 통해 중계되는 WBC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을 지켜보며 한국팀에 열렬한 성원을 보내고 있다. 김동주 기자
이 열기 그대로…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는 대형 태극기가 자리 잡았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2만5000여 야구팬이 전광판을 통해 중계되는 WBC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을 지켜보며 한국팀에 열렬한 성원을 보내고 있다. 김동주 기자
한국 야구가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면서 전국이 야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101년 한국 야구사 최대 사건으로 기록된 이번 돌풍의 영향은 어디까지일까.

신문, 방송에서는 야구가 톱뉴스를 꿰찼고 정치권에서도 야구가 주요 이슈다. 야구 배팅연습장은 다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그랬던 것처럼 야구에서도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여고생과 여대생 등 젊은 여성은 물론 중장년층 주부들도 이승엽과 이종범의 활약에 열광한다. 대학의 야구 동아리는 신입 회원이 예년의 두 배로 늘었고 리틀 야구단 및 사회인 야구단에도 가입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이 열기는 국내 프로야구로 이어질 조짐이다. 지난해 8년 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가 400만을 넘어 꿈의 500만 관중에 도전하는 것. 올 시즌 8개 구단의 관중 동원 목표는 415만 명이었다. 하지만 WBC 4강이라는 초대형 호재로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다.

SBS스포츠채널은 프로야구 시범경기와 이승엽이 뛰고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전 경기를 생중계하기로 결정하는 등 WBC 후폭풍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맞춰 야구계의 숙원이었던 돔구장 건설 및 열악한 국내 구장 개선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과 기후 조건이 비슷한 일본은 6개의 돔구장이 있는 반면 한국은 돔구장 하나 없이 비만 오면 경기장이 논바닥이 되고 일정이 뒤죽박죽 엉키는 것이 연례행사다.

2004년에는 돔구장 부지 선정을 놓고 잠실을 선호하는 서울시와 동대문을 주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간의 논쟁이 벌어졌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여러 차례 ‘돔구장 건설’을 언급했다.

서울시는 일단 청계천 복원 사업에 전력한 뒤 청계천 복원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었지만 여전히 실무적으로 진행된 것은 하나도 없다. 부지 문제가 해결이 안 됐고 사업비 조달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

KBO 이상일 사무처장은 “싱가포르 투자청에서 외자를 유치하는 등 돔구장만 짓는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서울시가 어렵다면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도시에 짓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실제 신상우 총재가 취임한 이후 부천과 수원시에서 돔구장 건설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돔구장보다 시급한 것이 낙후된 구장 개선 사업이다.

대전 수원 대구 광주의 구장은 지은 지 40여 년에 이르러 지금은 철거해야 할 형편이다. 증축 개축 정도로는 어림없고 새로운 형태의 구장을 지어야 한다.

이 사무처장은 “이번 5·31지방선거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야구장 건설에 적극적인 후보를 KBO 측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약 3만 석 규모의 경기장 건축에 1000억 원 정도가 드는데 이는 정부 차원에서 스포츠토토 수입 등을 지원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日열도는 흥분… “세번째는 이겼다”

19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6-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한 일본은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야후저팬 등 주요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은 한일전에서 이긴 기쁨과 함께 우승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글로 가득 찼다.

일본의 민영 TV 방송들은 이날 오전부터 양 팀의 전력을 집중분석하며 “세 번째는 반드시 한국에 이긴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공항의 대합실과 역, 대형 가전 양판점 등에 설치된 TV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일본 팀이 점수를 낼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승부의 주요 고비에서는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운 채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택시운전사의 모습도 보였다.

경기를 중계한 TV와 라디오의 아나운서는 일본 선수가 홈런을 치자 거의 울부짖다시피 “홈런, 홈런”을 외쳤다. 일본 언론은 한국의 반응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은 경기가 끝난 뒤 ‘한국 국민 한 덩어리로 응원, 그리고 낙담’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이 이번 경기에 얼마나 기대를 걸고 있었는지를 자세히 전했다.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구 쇼쿠안(職安)거리 한인타운은 한국인들의 응원 모습과 경기 후 반응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일본의 보도진으로 북적거렸다.

한인타운에 있는 한국음식점 ‘대사관’과 ‘감자골’에는 한국교포와 유학생 등 400여 명이 모여 열띤 응원을 했다. 특히 최윤성(崔允誠·닛폰체육대 박사과정) 씨 등 이승엽 선수의 팬클럽 회원 8명은 북과 장구, 꽹과리를 준비해와 분위기를 돋우었다. 음식점들은 손님들에게 맥주를 무료로 제공했다.

한국 교민과 유학생들은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경기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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