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서향순-김경욱-김수녕 방송해설로 입심대결

  • 입력 2004년 8월 19일 2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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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심도 금메달감.’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국내 방송 3사 양궁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김수녕, 서향순, 김경욱(왼쪽부터). 아테네=장환수기자
‘입심도 금메달감.’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국내 방송 3사 양궁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김수녕, 서향순, 김경욱(왼쪽부터). 아테네=장환수기자
“큐사인 나면 온몸 뻣뻣 금메달 순간 울었어요”

2004 아테네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고 있는 파나티나이코스타디움. 요즘 이곳에선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는 한국 아줌마들의 수다가 한창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날아온 ‘왕언니’ 서향순(37)을 필두로 김경욱(34), 김수녕(33)이 주인공. 선수 시절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은 이번엔 방송 3사의 해설위원으로 입심 대결의 2라운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서향순은 SBS, 김경욱은 KBS, 본보 해설위원인 김수녕은 MBC 소속.

이들은 삼척동자도 아는 양궁의 최고 스타. 이들이 따낸 금메달은 18일 박성현이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까지 20년간 한국이 거둔 남녀 12개의 금메달 중 7개에 이른다.

성적으로만 따지면 막내 김수녕이 으뜸. 그는 17세 때인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개인과 단체 2관왕에 올랐고 1992년 바르셀로나와 2000년 시드니에서 단체전 우승으로 한국의 하계 올림픽 사상 최다인 4관왕에 올랐다.

반면 서향순은 17세 때인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개인전에서 당시 최강 김진호(한국체대 교수)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게 유일하다. 김경욱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개인과 단체 2관왕.

방송 활동에선 서향순이 가장 앞섰다.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부터 마이크를 잡아 이젠 어떤 돌발 상황이 닥쳐도 의젓하다. 반면 김경욱과 김수녕은 18일이 국제무대 데뷔전. 올해 초 김경욱은 실업대항전, 김수녕은 대표선발전 때 리허설을 했지만 아직도 큐 사인이 들어오면 온몸이 뻣뻣해진다고.

실제로 김경욱과 김수녕은 박성현이 금메달을 따는 순간 중계 도중인데도 울었다. 하지만 외향적인 성격의 서향순은 “남자 애들이 금메달을 따면 몰라도 뭘 그 정도 갖고 그러느냐”며 후배들을 위로.

애틀랜타에서 ‘100만달러짜리 미소’를 자랑했던 김경욱은 가장 여성스러운 성격의 소유자. 그는 방송 중간 틈틈이 화장을 고쳤다. 김수녕은 “원래 차분한 성격이었는데 아줌마가 되고 나니 세상에 무서운 게 없다”고 말은 했지만 막상 중계에 들어가자 비지땀을 흘렸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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