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33·요코하마 마리노스)이 21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경기시작 2분 만에 당한 머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전후반 풀타임을 뛰며 ‘붕대 투혼’을 보인 것. 또한 중앙수비수로서 어린 후배들을 리드하며 일본의 19세 ‘괴물 골잡이’ 히라야마를 꽁꽁 묶었다.
경기 후 김호곤 감독은 “유상철이 올림픽 팀에 합류한 것은 이틀밖에 안 되지만 그의 가세로 불안하던 수비가 눈에 띄게 안정됐다”며 만족해했다. 김 감독이 왜 유상철을 와일드카드 1순위로 뽑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
유상철은 2002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개인적으론 축구선수로서 더 이상 이룰 게 없을 정도로 최고의 영예를 맛본 것. 하지만 유상철은 기꺼이 까마득한 후배들이 대부분인 올림픽 팀에 합류했다.
물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해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젊은 후배들과 잘 어울리기도 힘들 텐데 노장으로서 무더운 아테네에서 잘 버텨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그의 늠름한 모습을 보면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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