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서울국제마라톤 D-3/아프리카 선수들 “식이요법이 뭐죠?”

  • 입력 2004년 3월 10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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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식이요법 같은 것 몰라요.’

14일 열리는 2004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아프리카 선수들은 식이요법을 하지 않고 아무 것이나 잘 먹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탄자니아의 신예 삼손 라마다니(22·2시간8분1초)는 10일 새벽 입국해 선수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점심을 먹은 뒤 “난 아무 것이나 잘 먹는다. 괜히 이것저것 가리다 보면 신경만 쓰이고 컨디션 조절에도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3위를 했던 지미 무인디(31·케냐·2시간8분25초)도 “한국 불고기가 참 맛있다. 스파게티와 밥 등 먹고 싶은 대로 실컷 먹는다. 이봉주(34·삼성전자·2시간7분20초)가 식이요법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우린 그런 것 신경 쓰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39세의 노장 모세스 타누이(케냐·2시간6분16초)는 “93년에 마라톤을 시작한 뒤 단 한번도 식이요법을 하지 않았다. 평상시대로 잘 먹는 게 컨디션 조절에 좋다. 기록은 훈련으로 단축하는 것이지 식이요법으론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마디.

그러나 이봉주와 지영준(23·코오롱·2시간8분43초)이 식이요법을 하듯 조선족으로 중국 올림픽대표에 선발된 정윈산(25·2시간13분20초)도 8일부터 식이요법에 들어가 얼굴이 아주 핼쑥하다.

왜 아프리카 선수들은 식이요법을 하지 않는 것일까.

이종각 한국체육과학연구원 박사(운동생리학)는 “식이요법에 대해서 모를 수가 있다. 하지만 마라톤 선수가 식이요법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선수들은 고지대에서 생활해 산소 섭취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굳이 식이요법까지 하려는 노력을 안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 탄수화물은 훈련을 통해서도 저장량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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