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봉중근 “풀타임 빅리거 준비 끝났다”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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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짧게 깎고 새롭게 각오를 다진 봉중근이 출국 하루전인 29일 모교인 신일고 근처의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사진제공 굿데이
머리를 짧게 깎고 새롭게 각오를 다진 봉중근이 출국 하루전인 29일 모교인 신일고 근처의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사진제공 굿데이
29일 신일고에서 만난 봉중근(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머리는 짧게 잘려져 있었다.

특유의 ‘장발’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는 “올시즌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미에서 머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짧은 머리 때문인지 훤칠한 키와 덩치는 더욱 커 보였다. 1m88에 100㎏. 그는 “한국에 와서 두달 있는 동안 먹는 걸 제대로 관리 하지 않아 6㎏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현재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가운데 적어도 고교시절까진 가장 재능있는 선수라고 평가받았던 ‘야구천재’다. 투타에서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춘데다 발까지 빨랐다. 특히 신일고 시절 황금사자기대회에서의 활약은 눈부셨다. 1학년때인 96년 50회 대회에선 팀의 5승중 혼자 4승을 거뒀고 이듬해엔 팀의 4승을 모두 따내며 2년연속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97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선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받았다.

97년 미국진출뒤 마이너리그에서 착실히 수업을 받아온 봉중근은 지난해 4월2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선발로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봉중근은 “아직도 그 경기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타자는 토니 워맥이었고 포수는 하비 로페스였어요. 그런데 공을 던지려고 하니까 너무 긴장해 포수 미트가 안보이는 거예요.”

비록 6이닝 동안 8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그에겐 너무나 소중했던 메이저리그 경험. 게다가 마이너리그 연봉이 4만달러인 봉중근은 3일간 빅리그에 머문 댓가로 받은 3000달러 정도의 목돈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더블A팀인 그린빌 브레이브스에서 7승8패 평균자책 3.25를 기록한 봉중근의 올시즌 목표는 ‘땜방’이 아닌 풀타임 메이저리그 진입. 그는 “5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뛰었으니 이제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때가 됐다”며 “준비는 다 끝났다”고 말했다. 구단에서도 ‘제2의 톰 글래빈’으로 점찍어 놓고 있다.

30일 출국하는 봉중근은 1일과 2일 팀행사인 ‘팬페스트’에 참가한뒤 3일부터 애틀랜타의 홈구장인 터너필드에서 리오 마조나 투수코치가 여는 투수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든다.

15일부터는 플로리다에서 본격적인 스프링캠프를 시작. 봉중근은 “일단 스프링캠프에서 눈도장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초부터 모교인 신일고에서 훈련한 봉중근을 지켜본 신일고 장호연감독은 “약간 딱딱한 피칭모션을 좀더 부드럽게 바꾸고 변화구 능력을 보완한다면 분명히 대성한다”고 장담했다.

◇봉중근은?

△생년월일=80년7월15일(태몽은 호박 두덩어리가 넝쿨째 굴러오는 꿈)

△가족관계=봉두식(62)-김숙자씨(59)의 딸 부잣집(3녀) 막내 아들

△체격=1m88, 100㎏(겨울에 몸이 많이 불었다. 시즌 체중은 93㎏)

△학력=신일중-신일고 2년 중퇴후 99년 2월 정식졸업

△투타=좌투좌타

△입단=98년 계약금 120만달러

△2002년 성적=더블A 그린빌 브레이브에서 7승8패 2세이브에 평균자책 3.25

△메이저리그 데뷔=4월24일 애리조나전 깜짝 선발 6이닝 8안타 5실점 패전투수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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