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길거리응원 구경가자" 일본인 관광객 다시 증가

  • 입력 2002년 6월 21일 19시 04분


“‘붉은 악마’의 길거리 응원이 너무 부러웠어요.”

일본 교토(京都)에서 대학원에 다니는 나카무라 리츠바키(中村利椿·31)는 “TV를 통해 본 한국의 열광적인 길거리 응원이 너무 부러워 친구들과 20일 한국에 왔다”며 “한국전이 있는 22일에는 우리도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세종로 사거리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대회 개최 이후 발길이 끊겼던 일본인 여행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했다. 일본의 8강 진출이 실패한 데다 폭발적인 한국의 길거리 응원에 반한 일본인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그동안 일본인 여행객 감소로 속앓이를 해온 항공사와 외국인 대상 상점 등 관광업계가 반색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진흥공사 일본팀 김세만 과장(42)은 “일본 각지에 있는 5개 지사에 매일 10건 이상씩 길거리 응원과 붉은 악마에 대한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한국의 길거리 응원을 관광상품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항공도 “월드컵 초반 50%대에 불과하던 일본 출발 항공편의 탑승률이 일본의 8강 진출 실패 이후인 18, 19일에는 70%에 육박했고 이후 계속 늘고 있다”며 “월드컵 기간에 항공편을 30%가량 늘린 것을 감안하면 예년보다 탑승객 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체 관광객들을 주로 유치하는 대형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객들 대부분이 길거리 응원을 직접 겪어 보고 싶어해 경기가 있는 날이면 따로 안내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호텔 예약이 어려워 관광객들을 적극 유치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일본 관광객들을 상대로 10여년간 한국 특산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배종민씨(55)는 “지난 주까지 일본 관광객이 전무한 상태였는데 이번 주 들어 붉은 악마 티셔츠를 찾는 일본인 여행객들이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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