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기 귀신같이 다 맞춘 여직원

  • 입력 2002년 6월 21일 15시 11분


한 여성 직장인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이 벌인 4경기 스코어를 모두 맞춰 화제가 되고 있다.

SK텔레콤 홍보실에 근무하는 박수정 대리(27)가 그 주인공. 그는 4일 한국-폴란드 전에서 2대0 한국승리를 맞춘 이후 미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전까지의 스코어를 모두 정확하게 맞췄다. 물론 홍보실 내에서 벌어진 내기에서도 돈을 휩쓸었다.

특히 이탈리아 전에서는 전반에 한 골을 내준 뒤 후반에 만회, 연장전에서 골든골로 마무리하는 상황을 기막히게 '예언'했다.

이 회사 홍보실 백창돈 대리는 "처음에는 그냥 잘 맞추나 보다 하다가 이탈리아 전에서 박 대리가 말한 대로 되고 나니 8강전을 앞두고는 직원들이 모두 박 대리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리는 8강전의 결과를 알려달라는 사내 민원전화에 시달리고 있으며 임원급들로부터 "밥을 사겠다"는 제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리는 "저는 원래 축구에 문외한이에요. 직원들끼리 결과 맞추기 내기를 할 때 '감'에 따라 찍은 뒤에 우연히 계속 들어맞을 뿐인데, 너무 주목을 해서 부담스럽네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박 대리의 '예언'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남다르다. 홍보실 직원들은 박 대리가 8강전을 예측한 결과대로 일제히 스포츠 토토에 내기를 걸었을 정도. 또 박 대리가 이번에도 맞출지 못 맞출지가 내기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얻은 수익금을 부서 간식 비용으로 내놓은 박 대리는 "축구는 축구일 뿐인데 많은 비용을 들여 남을 따라하다가 큰 손해날 수도 있으니 내기는 적당히 하는 게 좋다"고 당부하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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