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인천 붉은바다” 경기장 주변 표정

  • 입력 2002년 6월 14일 18시 33분


개성이 넘치는 분장을 한 축구팬들이 모습이 다채롭다. - 연합
개성이 넘치는 분장을 한 축구팬들이 모습이 다채롭다. - 연합

‘인천은 온통 붉은색.’

14일 인천시내는 이날 오후 8시반에 시작되는 한국-포르투갈전이 열리기 12시간 전부터 붉은색으로 물들여졌다.

경기가 펼쳐질 인천 남구 문학동 문학경기장 일대에는 붉은 악마 티셔츠에 태극기를 두르거나 얼굴에 태극문양의 페인팅을 한 유치원생에서부터 노인들까지 몰려들어 징과 북소리에 맞춰 응원의 함성을 토해냈다.

또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축구팬들을 위해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문학플라자 등 인천시내 7곳의 임시 야외중계소 입구와 인천지하철1호선 등에서도 붉은 악마들의 행렬이 계속 이어졌다.

한국팀 공격수인 이천수가 살고 있는 인천 남동구 만수동 벽산아파트의 주민들은 이날 오후 아파트 중앙로에 240인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뒤 ‘이천수 3행시 짓기대회’를 열고 단체응원전을 펼쳤다.

▽문학경기장 일대〓문학경기장 광장에서는 붉은 두건을 두른 젊은 응원단에 섞여 노인들이 손자의 손을 잡고 소형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를 외쳐 온통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오전 ‘인천YWCA 선학어린이 집’ 유치원생 200여명은 각자 손으로 그린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장 주변을 맴돌았다. 유치원생들은 징 꽹과리 등을 든 교사들의 합창에 맞춰 “오∼필승 코리아” “질서를 잘 지켜야 대한민국이 이긴다” 등을 따라 외쳤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문학 축구경기장∼야구경기장을 잇는 2㎞가량의 도로에는 이미 수천명의 응원객이 몰려들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부터 문학야구장 매표소 앞에서는 잔여 입장권 1700여장의 판매가 이뤄졌으며 암표상들도 7만6800∼12만8000원에 불과한 2, 3등석 입장권을 40만원에서 60만원까지 받고 판매했다.

▽인천시내 표정〓300여인치 크기의 대형 LED전광판이 설치된 문학경기장 인근 월드컵 문학플라자에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2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팀 파이팅’ 등을 목청껏 외쳤다.

인근 중앙공원에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 점심식사를 하면서 대표팀의 경기전망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단축수업을 마치고 이곳을 찾은 권순배군(17·연수고 2년)은 “친구들과 함께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전광판을 통해 월드컵 중계방송이 이뤄진 인천시청 광장과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도 응원대열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이날 인천시내에서는 초중교 56개가 임시휴업에 들어갔으며 낮 12시를 기해 단축수업을 실시한 초중교는 8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전력 인천지점, 롯데마그넷 연수점 직원들은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염원하며 붉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근무했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종업원들이 ‘홍명보’ ‘유상철’ 등의 이름을 새긴 국가대표선수 유니폼을 입고 손님을 맞았다. 남동공단 등 주요 공단도 이날 일손을 멈춘 채 노사 모두 월드컵경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물제조업체인 ㈜한국소재 관계자는 “용광로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 모두가 한국팀 응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 내외곽에는 훌리건 전담부대 360명과 경찰특공대 33명 등 총 3200여명의 경비 경찰이 배치되어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는 등 철통같은 경계를 벌였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