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박세리 4승하기까지]18번홀 두번째 샷서 웃다

  • 입력 1998년 7월 27일 19시 50분


박세리에게 시즌 4승째를 안겨준 ‘행운의 홀’은 아발론레이크스GC 18번홀. 파5이지만 4백51야드(약 4백12m)밖에 안되는 일명 ‘서비스 롱홀’.

박세리와 페퍼의 팽팽한 접전은 결국 이 홀에서 판가름났다.

맨 마지막조인 페퍼가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자신과 동타(14언더파)를 이룬 사실을 안 박세리.

오른쪽으로 크게 휜 이 홀에서 박세리의 드라이버 티샷은 2백52야드를 날아 페어웨이 왼쪽 러프 경계지점에 멈췄다.

하지만 투온을 노리기에는 무리가 없는 라이. 우드5번으로 친 박세리의 두번째 샷은 포물선을 그리며 그린위에 떨어져 홀컵 4m거리에 안착했다.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은 ‘오늘의 샷’이었다.

이글퍼팅에는 실패했지만 손쉽게 버디를 낚은 박세리는 합계 15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결국 아발론레이크스GC는 박세리를 챔피언으로 선택했다.

드라이버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페퍼. 먼저 경기를 끝낸 박세리가 다시 1타차로 달아나 적어도 버디는 낚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페퍼가 우드5번으로 친 두번째 샷은 투온되기는 했지만 홀컵까지 거리는 무려 13m.

승부욕이 강한 페퍼는 이글을 낚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홀컵을 향해 첫 퍼팅. 하지만 볼은 홀컵 왼쪽을 30㎝이상 비켜나 1m20지점에 멈췄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페퍼의 퍼팅감각으로는 눈을 감고도 집어넣을 수 있는 거리. 하지만 그의 두번째 퍼팅은 홀컵 왼쪽을 타고 흐르며 비켜갔다. 프로10년동안 14승을 거둔 ‘베테랑’페퍼가 ‘루키’박세리에게 무릎꿇는 순간이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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