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용병수입 일단 『성공』

  • 입력 1997년 2월 18일 20시 11분


[권순일기자] 프로농구는 국내농구활성화의 기폭제. 지난 1일 출범한 한국프로농구가 미국용병들의 주도권 장악으로 인해 국내농구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은 가운데 『프로가 성공해야만 한국농구가 전반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아마농구 관계자들은 『신장과 탄력 등 신체적 조건상 국내선수들을 월등히 능가하는 외국선수들이 득점 리바운드 등 경기를 독점함으로써 국내유망주들이 성장할 토대를 없애버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프로농구를 체험한 전문가들은 『기량이 월등한 외국용병들은 오히려 국내농구 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94년부터 대만 프로농구 홍궈팀의 감독으로 활약했던 이충희 LG세이커스감독(40)은 『대만은 프로농구가 시작되면서 자국선수들이 외국선수들과의 수많은 실전을 통해 기량과 자신감이 늘었고 이에 따라 국가대표팀도 아시아의 강호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감독은 『대만은 키 제한을 두지 않고 각팀당 두명씩의 용병을 기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대만선수들이 이들과 몸싸움을 두려워하는 등 주눅이 든 인상이었으나 차츰 장신선수와 대결하는 요령과 자신감을 찾으면서 대만농구의 전체적인 실력이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국내프로농구도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이지만 프로농구의 순기능이 부각되고 있는 실정. 1차리그를 끝낸 프로농구의 판도에서 보면 기아엔터프라이즈와 동양오리온스, 나래블루버드 등 상위권팀들은 한결같이 국내선수들과 용병들간에 호흡이 잘맞아들어가고 있는 팀들. 지난해 창단한 신생 동양이 2위에 오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에어」전희철은『처음에는 덩치가 크고 탄력이 좋은 외국선수들에게 부담을 느꼈지만 경기를 하면서 이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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