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수학, 교구로 쉽게 접근… “교실서 웃음 끊이질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17일 01시 40분


[위클리 리포트] 초중고 수학과학 융합교육 현장을 찾다
국내 ‘STEM 교육’ 어디까지 왔나… 인문계고는 동아리 위주로 활용
특성화학교선 정규 과정에 편성… “학생들 진로 찾는 데 도움 될 것”

교육부는 2010년대 초반부터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영어 앞 글자를 딴 이른바 ‘STEM’ 과목에 대한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융합인재 교육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교원 연수, 교재 개발, 성과발표회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학 입시에 밀려 아직 공교육 전반에 확산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과학창의재단 등이 만든 ‘융합교육 교수학습자료’에는 교육 현장에서 활용해볼 만한 내용이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초등 3학년 과학에서 ‘소리의 성질’에 대해 배운다면 과학뿐만 아니라 수학, 사회, 미술 등의 교과목과 연계해서 가르칠 수 있다. 소음 문제가 심각한 갈등 요인이 된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수업한 뒤 소음 측정기를 활용해 소리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를 배우는 식이다. 학생들이 교실, 급식실, 운동장 등에서 직접 소음을 측정하고 결과를 표와 그래프로 만든 뒤 수학 자료와 연계한다. 사회나 국어 시간에는 소음을 줄이는 방법을 토의할 수 있고 해결법을 글로 쓸 수 있다.

일부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효율적으로 관련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서울 계남초는 3학년 수학에서 컴퍼스로 원을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미술 시간에는 원으로 작품을 만들게 했다. 4학년 학생들에게는 상추 모종을 심고 자라는 과정을 관찰한 뒤 기록하도록 했다. 사회 시간에는 친환경 농업의 장점에 대해 토론하고 농작물이 밥상에 오르는 과정도 살폈다.

이 학교는 2024년에만 41개 ‘STEM 과목’ 프로그램을 운영한 성과를 인정 받아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양수영 서울 계남초 과학정보부장은 “지난해 학내 동아리를 만들어 방과후 시간에 과학과 미술을 연계한 융합교육을 진행했다”며 “학생들이 학교 인근 노인복지센터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모셔와 함께 컴퓨터로 생활용품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구를 활용하면 STEM 교육 효과는 더 커진다. 서울 하계중에 마련된 북부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는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블록 등을 조립해 구조물을 만들고 구슬이 움직이게 하는 교구인 ‘그래비트랙스’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피타고라스 정리를 활용해 트랙 길이를 재보고 구슬은 어느 정도의 커브로 회전해야 좀 더 천천히 내려올 수 있는지 살핀다. 센터에 참여한 이성용 백운중 교사는 “교과서, 문제집으로 수학을 가르칠 때는 힘들어하던 학생이 많다. 하지만 흥미로운 교구를 활용하니 교실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입시에 무게를 둔 인문계 고교와 외국어고의 경우 STEM 교육을 학내 동아리 위주로 활용하고, 상대적으로 입시에서 자유로운 특성화학교는 정규 과정에 편성하기도 한다. 공업계 특성화학교인 서울 미래산업과학고는 수학과 정보 과목을 연계하는 융합교육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기상청과 통계청 등의 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강수 확률에 따라 우산을 챙겨야 하는 확률을 계산하는 등 실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푼다. 김정태 미래산업과학고 교사는 “학생들이 정보 과목을 통해 컴퓨터 등을 배울 때 수학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도록 지도한다”며 “STEM 교육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 진로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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