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사이니지 ‘룩스’ 오픈] 50mX60m 국내 최대… 농구장 7개 크기
국내 첫 ‘J’자 곡면 형태 입체화면 구현
K팝공연-스포츠 생중계… 미디어아트도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미디어 플랫폼”
15일 정식 운영을 시작한 국내 최대의 미디어 사이니지 ‘룩스(LUUX)’는 광화문을 지나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총면적 3000㎡에 이르는 룩스에서 선보인 다양한 콘텐츠를 본 시민들은 “광화문 일대 볼거리가 풍성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룩스는 시민들의 다양한 일상 사연을 선보이고, K팝 등 여러 이벤트도 실시간으로 송출할 예정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광화문을 향해 걸어오면서 보이는 화려한 영상들이 너무나 인상적이네요. 거대한 전광판으로 계속 눈길이 갑니다.”
1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을 찾은 오스트리아 관광객 툰데 메제리 씨(57)는 동아미디어센터 외벽에 들어선 미디어 사이니지 ‘룩스(LUUX)’를 보며 이같이 감탄했다. 이날 본격 가동을 시작한 룩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광판이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룩스는 정식 운영을 시작하면서 광화문 일대를 지나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룩스는 ‘보다(LOOK)’와 ‘빛(LUX)’을 결합한 이름으로 도시의 시선과 빛을 연결한다는 의미다. 사전 제작된 영상을 송출하는 것을 뛰어넘어 시민 참여가 더해지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다. 마라톤 대회나 K팝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룩스에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다양한 이벤트도 노출된다. 룩스가 본격적으로 불을 밝히면서 서울 광화문 일대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버금가는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의 도약을 본격화했다.
● 국내 최대·최초 원통형 사이니지
룩스는 가로 50m, 세로 60m로 총면적이 3000m²에 이른다. 농구장 7개를 합친 크기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중구 명동 일대에 설치된 기존 대형 전광판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국내 미디어 사이니지 중 최초로 ‘J’자 형태의 원통형 곡면부를 구현해 세종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북쪽, 서쪽, 남쪽 세 방향에서 모두 룩스 화면을 볼 수 있다.
룩스는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생중계 시스템도 구축했다. 송출을 총괄하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공연, 스포츠, 국가 행사 등 대형 이벤트를 광화문 한복판으로 옮겨올 수 있다. 실제로 12일 광화문에서 열린 ‘2025 서울레이스’에서는 채널A의 중계차와 드론을 활용한 룩스 생중계가 이뤄졌다. 대회에 참가한 1만2800명의 러너들은 룩스를 통해 나오는 출발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치고,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자신들의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았다. 서울레이스에 참가한 유치웅 씨(33)는 “다른 마라톤 대회와 달리 전광판을 통해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니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전광판에 나온 모습을 지인이 찍어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했다”고 말했다.
● 시선 사로잡은 ‘우주선·거인·오르골’
룩스는 정식 운영과 함께 예술과 최신 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미디어아트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채널A B&C가 ‘도전’을 주제로 제작한 ‘너에게 우주를 줄게’가 대표작이다. 매 시간 송출되는 이 콘텐츠는 우주선이 지구를 떠난 뒤 빛이 돼 도시의 밤하늘을 가르고, 이 빛이 우주 공간을 지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내용이다.
또 ‘거인이 산다’는 풍선의 질감을 가진 거인의 모습을 팝아트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시계의 정교함과 오르골의 섬세한 움직임, 서커스의 역동성을 결합한 ‘시간의 오르골’도 매시 정각에 시민들을 만난다. 광화문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 조혜진 씨(36)는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뉴욕의 타임스스퀘어가 연상된다”며 “광화문의 볼거리가 풍성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룩스가 본격 가동되면서 광화문 일대의 모습도 완전히 달라졌다. 9월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 전광판이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룩스까지 더해지면서 광화문 일대 어디서나 대형 전광판을 볼 수 있게 됐다.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서울의 역사, 문화, 비즈니스의 중심축인 광화문∼시청 일대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청계천이 교차하는 위치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사이니지인 룩스가 들어선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전 세계의 창작자, 마케터, 콘텐츠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광장과 가상 공간을 넘나들며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신엽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도 “동아미디어그룹의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광화문 일대의 여러 사이니지와 연동한다면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담은 반응형 콘텐츠 기획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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