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특정 플랫폼 투자를 권유하는 듯한 내용의 인공지능(AI) 조작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자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AI 기반 투자 플랫폼을 사칭한 사기 웹사이트 ‘이퀄룸프로(EquiloomPRO·이퀄룸)’에 대해 내사를 진행 중이다.
이퀄룸은 SNS에 AI로 제작한 뉴스 영상과 인터뷰를 게시하며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영상에는 국내 언론사에서 활동 중인 앵커로 보이는 인물이 등장해 이퀄룸을 ‘정부가 인증한 투자처’로 소개한다. 이 대통령이 직접 등장해 “삶을 바꿀 기회”라며 “월 30만원 투자 시 2400만∼30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영상 속 이 대통령의 말투나 발음이 부자연스럽고, 문법 오류가 많은 점에 주목해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이 AI를 이용해 제작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퀄룸은 이런 AI 합성 영상(딥페이크)을 이용해 공식 홈페이지 방문자에게 이름·이메일·휴대전화번호 입력을 유도한 뒤, 최소 35만원 이상을 송금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통령의 얼굴과 목소리를 도용한 AI 가짜 뉴스가 등장한 점을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해 전날 투자사기 혐의로 내사에 착수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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