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아냐”…사이렌 민원받은 119에 도착한 ‘응원의 컵라면’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7월 11일 11시 24분


1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지하 1층 입구에 컵라면 20여 박스와 편지가 놓여 있다. 익명의 시민이 사이렌 민원을 받은 119안전센터를 응원하고자 기부한 것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제공
1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지하 1층 입구에 컵라면 20여 박스와 편지가 놓여 있다. 익명의 시민이 사이렌 민원을 받은 119안전센터를 응원하고자 기부한 것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제공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아파트 입주민들의 민원을 받은 119안전센터에 한 익명의 시민이 ‘응원의 컵라면’을 기부했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지하 1층 입구에 컵라면 20여 박스와 편지가 놓여 있었다.

자신을 ‘수원 광교주민’이라고 밝힌 익명의 기부자는 편지에서 “저는 희귀난치성 환자로 119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숨을 쉬고 있다”며 “수년 전 광교산과 강원도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소방관들의 사투를 목격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전날 민원 제기 관련 뉴스를 봤는데 마음이 아팠고, 소방관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어 “일부 격한 행동에 상처받지 마시고 다수의 시민이 소방관을 응원하며 도움을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119안전센터는 혐오 시설이 아니고 우리에게 필요한 필수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기부한 컵라면에 대해선 “긴급 출동으로 식사를 절대 거르지 마시라는 의미에서 약소하지만 준비했다”고 적었다.

앞서 광교 이의119안전센터에 인근 아파트 주민 일부가 전화를 걸어 사이렌 소리 관련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 측은 출동 사이렌을 소음 공해로 규정하며 지난달 17일 “혐오시설 설치에 대한 부당성을 토로하고 집단 시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지난달 28일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관련 간담회를 열고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25일 개소한 이의119안전센터는 광교신도시 중심부인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영통구 이의동, 하동 및 장안구 연무동, 상광교동, 하광교동 등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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