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봄 독감’… 초등생 환자 급증에 학부모들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1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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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독감) ‘봄 유행’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독감을 비롯한 호흡기 감염증 환자가 급증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주(9~15일)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환자 비율(의사환자 분율)은 18.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독감 유행 주의보 발령 기준인 4.9명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 수치다. 4주 전까지만 해도 11.7명까지 떨어져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유행 규모가 58%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서 기침이나 인후통이 있는 경우 ‘독감 의심 환자’로 본다.

현재 독감은 특히 초등생 사이에서 가장 크게 확산 중이다. 7~12세의 경우 지난주 독감 의사환자 분율이 38.2명까지 치솟았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가운데 3월 초중고교가 개학하면서 아이들의 대면 접촉이 늘어나 유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계에 따르면 통상 독감 유행은 겨울철 크게 확산한 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3월 이후 한 차례 반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독감의 봄 유행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칙이 생활화되면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지난해까지는 봄 유행이 없었다. 올해는 3년 동안 유지되던 마스크 착용 지침이 해제되면서 봄 독감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독감뿐만 아니라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리노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최근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지난주 이러한 급성 호흡기감염증 바이러스로 입원한 환자 수는 220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 123명에 비하면 18배로 높아진 수치다.

질병청은 “실내 마스크 해제와 3월 개학시기가 맞물려 호흡기감염증 환자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외출 전후 손 씻기, 기침예절 실천,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산후조리원을 포함한 영·유아 보육시설과 요양시설 등에선 개인물품 공동사용 금지, 유증상자 출입 제한 등 감염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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