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영희, 불의의 사고 있었다…“화장실서 넘어져 목뼈 골절”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2월 24일 11시 27분



얼마전 세상을 떠난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고(故) 김영희의 마지막 가는 길이 공개됐다.

뇌종양과 말단비대증(거인병)으로 오랜 투병 생활을 해온 그는 지난해 10월경 목 부상까지 겹쳐 요양을 받다가 지난달 31일 급성 호흡부전으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에는 구체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마지막을 함께한 지인은 불의의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23일 방송된 MBN 시사 교양 ‘특종세상’에서 지인 이모 씨는 “전화를 아침 9시 반, 저녁 8시 반이면 꼭 했다. ‘언니 나 밥 먹었어 잘 자’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했다. 하지만 그날은 연락이 안 오더라. 저녁에 넘어진거다. 화장실에 갔다가 미끄러져서 목뼈가 골절됐다. 그후 일어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2021년 김영희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을 때에도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이었다. 김영희는 생전 이 씨에 대해 “나를 살려준 귀한 생명의 은인”이라고 불렀다.

이 씨는 “처음에는 응급실에 갔을 때는 대화도 했다. 그러고 일반실로 올라왔다가 며칠 있다가 심폐 정지가 돼서 CPR을 해서 중환자실에 갔다가 못 나왔다”고 말했다.

키 200㎝의 장신이었던 김영희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과 1984년 LA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을 이끈 공로로 체육훈장 백마장, 맹호장 등을 받았다.

그러나 전성기를 누리던 25세때 훈련 중 반신마비 증세로 쓰러진 후 다시는 농구코트로 돌아가지 못했다. 성장호르몬 과잉 분비로 생기는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았다. 뇌종양과 당뇨, 갑상선 질환 등 합병증도 앓았다.

지인들은 김영희가 오랜 고생 끝에 떠났다는 소식에 슬퍼했다. 전 농구선수 서장훈은 “선배님이 어려우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은 도움이 될까 해서 연락을 드렸었는데, 인터뷰에서 몇 번 언급을 해 주셨다. 엄청 큰 도움을 드린 것도 아닌데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참 안타깝다. 아무쪼록 이제는 정말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 농구선수 한기범은 “영희야, 우리 10대 20대부터 농구 코트에서 만나서 연습게임도 하고 참 좋았는데”라며 생전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제 하늘나라로 갔으니 거기서 힘든 거 어려운 거 다 잊어버리고 편하게 두다리 쭉 뻗고 쉴 수 있길 바란다. 편히 쉬어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전 농구선수 전주원은 “하늘에 계셔도 저희 여자 농구를 생각해주실 가리거 생각한다”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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