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치료 앱, 디지털치료기기로 첫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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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없이 치료’ 허가 세계 4번째
식약처 “불면증 심각도, 개선돼”

정부가 불면증을 치료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을 허가했다. 이 앱은 질병이나 장애를 치료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인 디지털 치료기기의 하나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임상적으로 검증돼 사용이 허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국내 업체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Somzz(솜즈)’의 사용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불면증 치료용 디지털 치료기기의 사용을 허가한 건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한국이 세계에서 네 번째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한국도 디지털 치료기기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솜즈는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스마트폰 앱으로 구현했다. 불면증 환자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이 앱을 내려받은 뒤 수면 습관 교육과 수면 일기 작성, 복식호흡 등의 훈련을 포함한 불면증 개선 프로그램을 6∼9주간 수행하게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임상시험 기관 3곳에서 6개월 동안 임상시험을 했는데, 그 결과 불면증 심각도가 솜즈 사용 전후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와 가정의학과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의료기기위원회를 통해 솜즈의 안전성도 확인됐다. 불면증 환자가 솜즈를 사용한 이후에도 치료 효과가 없을 경우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약물 치료로 넘어가게 된다.

정부가 사용 허가를 내렸지만 실제 불면증 환자들이 솜즈를 이용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솜즈를 처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지정해야 하고 솜즈에 건강보험을 적용할지 등을 검토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불면증뿐만 아니라 우울증,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경도인지장애 등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들이 개발되고 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불면증 치료 앱#디지털치료기기#첫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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