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340억 불법수익 은닉’ 김만배 구속영장 청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4일 2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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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1월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3. 뉴스1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1월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3.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해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가 구속되면 지난해 11월 말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지 80여일 만에 다시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김 씨에 대해 범죄수익은닉,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불법 수익 중 약 340억 원을 수표로 빼돌린 후 차명으로 오피스텔을 매입하거나 대여금고에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김 씨의 범죄 수익 275억 원을 은닉한 혐의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 최우향 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후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65억 원의 은닉 수표를 더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씨가 지난해 12월 법원의 추징보전명령 이후 재산을 뺏기지 않기 위해 340억 원 중 142억 원어치의 수표를 대학 동창 박모 씨에게 숨기게 했다고 보고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당시 법원은 김 씨가 보유한 부동산과 예금반환채권 등 총 800억 원 상당의 재산을 동결 조치했다.

또 김 씨는 대장동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던 2021년 9월 대장동 사업 관련 각종 증거가 담긴 자신의 휴대전화를 인테리어 업자 김모 씨에게 지시해 태워 없애게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검찰은 김 씨가 수표 등으로 빼돌린 340억 원이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정관계 인사들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50억 클럽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해 새 수사팀을 구성한 후 별도의 자금추적팀도 운영했다”며 “이번 구속영장 청구도 자금 추적 등 기초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로비의혹 수사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50억 클럽’의 일원으로 지목돼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10일 무죄 판결을 받은 것도 이번 구속영장청구의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뇌물 수수와 공여 혐의로 각각 기소된 곽 전 의원과 김 씨에게 예상 외로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이 김 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장동 사업의 ‘키맨’으로 불리는 김 씨는 여전히 검찰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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