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 국내 최대 관광단지 조성… 호수-저수지-백두대간 활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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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12〉 김영환 충북도지사
“스토리와 힐링 있는 관광단지로… 도민들께 ‘꿈과 희망의 바다’ 선물
바다 없어 각종 국가지원서 소외… 충북 지원 늘리는 특별법 제정 추진
도청 중심 ‘센트럴 파크’로 도심 재생… 반도체-바이오 등 대기업 유치 총력”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5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도청 ‘섬기는 방’(접견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지사는 “바다가 없는 충북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의 바다를 열어주는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충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5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도청 ‘섬기는 방’(접견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지사는 “바다가 없는 충북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의 바다를 열어주는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충북도 제공
“반드시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를 성공시켜 바다 없는 충북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의 바다’를 열어 드리겠습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25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도청 ‘섬기는 방’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는 충북에 국내 최대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지사는 취임하자마자 집무실을 88m²(약 26.7평)에서 22m²(약 6.7평)로 줄이고 외부 인사 접견실을 ‘섬기는 방’으로 명명하는 등 낮은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김 지사는 “복지 공약 실현을 위해 세출예산을 절감하는 등 재정 시스템을 재점검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며 “첨단 우수 기업 유치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두 달 소감을 밝혀 달라.

“도정을 맡고 보니 그동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바이오,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산업과 관련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토대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고향을 떠난 50년 동안 선배들이 굉장히 열심히 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진단과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틀렸다는 게 아니고 불완전하다는 생각이다. 또 청주를 기준으로 보면 구도심 재생 전략이 부족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 부분을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충북에는 757개의 호수와 저수지가 있다. 그 주변에 백두대간이 있고, 이와 관련된 종교와 역사, 문화유산 등이 엄청나다. 이런 것들 모두 버무려 스토리와 낭만, 힐링이 있는 국내 최대 관광단지를 만드는 게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사업의 핵심이다. 단순히 관광산업을 키우고 수익을 내는 차원이 아니다. 충북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충북만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구축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충북이 바다가 없어 소외됐다고 주장한다.

“바다가 없는 도가 갖는 결핍과 고통, 어려움을 그동안 중앙정부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단적인 예로 올해 해양수산부 예산 약 7조 원 가운데 충북에 배정된 돈은 약 55억 원에 불과하다. 0.08% 수준이다.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바다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 일이 계속돼 왔다. 그런데 이는 균형발전과 관련된 문제다. 바다가 없기 때문에 해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국가가 지원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행 148개 특별법 중 광역단체 지원 특별법이 13개나 있지만 충북 관련 특별법은 전무하다. 충북도에 대한 지원을 더 늘리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최선봉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겠다.”

―월 100만 원 양육수당 등 현금성 복지 공약이 많은데, 재원 마련이 가능한가.

“국가 정책 방향과 도내 각 시군의 재정 여건을 감안해 이행 계획을 마련한 뒤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급하게 공약을 이행하려면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의 재정 여건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공약별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해 다음 달 말 상세히 알릴 것이다.”

―전임 지사의 역점 사업인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를 폐지했다.

“개인적으로 반대한 게 아니다. 충북도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 사업을 지속하면 도의 정책과 역량이 거기에 휩쓸려 갈 것이다. (전임 지사에겐) 죄송하지만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여기서 절감된 예산과 인력을 민선 8기 정책과 사업 추진에 유용하게 활용하겠다.”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달 초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를 방문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는 서한도 보냈다. 국내 최대 바이오클러스터 기지인 오송의 인프라를 소개하고 투자를 제안했다. 오송이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하기 위해선 대기업 유치가 꼭 필요하다. 충북 미래산업의 핵심축인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분야 대기업 유치를 위해 투자 유치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기업이 찾아올 수 있는 정주 여건 마련과 인력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차 없는 도청 만들기’를 놓고 일부 반발이 나온다.

“핵심은 도청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 재생 사업이고, ‘차 없는 도청 만들기’는 그 일환이다. 도청 안에 있는 2개의 공원 및 도청과 인접한 상당공원, 그리고 옛 청주여고 자리 공원까지 이어지는 일명 ‘센트럴 파크’를 만들 것이다. 또 도청을 문화·공연 공간이자 휴식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도청을 비디오아트를 보고, 벼룩시장이 열리며, 각종 공연이 진행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일부의 저항에는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인사들을 특별고문 등으로 위촉하고 있다.

“도정의 목표는 세계로 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글로벌 사고와 능력, 인맥 등을 갖춘 분들을 배치해야 한다. 충북의 인재를 우선 쓰고 부족한 부분은 외부에서 수혈하겠다. 한 분 한 분을 심사숙고해서 모시고 있다. 도정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전문가가 있다면 삼고초려해서라도 모셔와 도움을 받겠다.”

―‘농사짓는 유튜버 도지사’가 되겠다고 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는 농민의 고충과 고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농민과 동질감도 생길 수 있다. 충북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귀농·귀촌이 매우 중요하다. 15만 명가량인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충북의 도정과 아름다운 산, 호수, 문화유산을 홍보하겠다. 다양한 농·특산물 판매에도 도움이 되는 정보도 꾸준히 알리겠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프로필
△충북 청주(67) △청주고, 연세대 치의학과 졸업 △15, 16대 국회의원(1996∼2004년) △과학기술부 장관(2001∼2002년) △18, 19대 국회의원(2009∼2016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2020년) △제36대 충북도지사(2022년 7월∼현재)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관광단지 조성#백두대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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