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통령실 인근 100m 내’ 집회·시위에 대해 법원에서 허용한 범위 내에서는 개최를 보장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서울경찰청은 7일 입장문을 내고 “법원은 금지통고 집행정지 행정소송을 통해 대통령실의 기능·안전 및 시민 불편 등을 고려하더라도 대통령실 집무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1조 적용이 어렵다고 결정하고 있다”며 “사법부 결정을 존중해 ‘전쟁기념관 앞 인도 상 소규모 집회’ 등 법원에서 제시한 범위 내 집회에 대해선 개최를 보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전부터 집시법 11조상 집회 금지 장소인 ‘대통령 관저’에 집무실도 포함된다고 해석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 들어오는 집회·시위 신고에 대해 일괄적으로 금지통고를 내려왔다.
하지만 법원은 대통령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참여연대 등이 제기한 금지통고 집행정치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의 결정 뒤에도 경찰은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금지통고 방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내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후 시민사회 등에선 ‘집회를 열려면 매번 소송을 제기한 후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이 같은 비판이 지속되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대통령실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극우 성향 보수단체의 집회와 관련해 “집회 결사의 자유는 기본권이다. 임의대로 이를 억누를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에, 법에 따라 되지 않겠나”며 원론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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