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놀이터 오면 도둑” 입주자대표, 해임 추진에 “홍보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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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3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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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들, 입주자대표에 대한 해임 추진
대표 “아파트 홍보돼 좋아”…여전히 사죄 뜻 없어
학부모들, 대표 ‘아동학대’로 고소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다른 지역 아이들을 기물 파손으로 경찰에 신고해 논란을 일으킨 입주자대표가 주민들의 대표 해임 추진에 되레 “아파트 홍보가 돼서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 중구 영종도의 모 아파트 입주민들은 전날 오후 7시 관리사무소에서 최근 불거진 ‘놀이터 도둑’ 논란과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입주민들은 문제를 일으킨 입주자 대표 회장 A 씨의 해임을 위한 절차와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 제작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은 “피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입주자 대표에 대해 분노가 차오른다”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주민들은 절차를 거쳐 조기 해임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A 씨는 인터뷰에서 당장 사퇴할 뜻이 없다며 “(사퇴요구) 플래카드 100개를 달아도 아무 상관 없다”며 오히려 “우리 아파트 홍보만 되는데 얼마나 좋냐”라고 답했다. 이어 A 씨는 여전히 잘못한 것이 없다고 일관했다.

앞서 A 씨는 지난달 12일 이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던 어린이 5명에 대해 “기물을 파손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아이들을 관리실로 데려갔다. 또 다른 아파트에 사는 아이가 이 아파트 놀이터에 놀러 온 것은 ‘주거침입’이라면서 경찰과 부모가 올 때까지 30분 동안 내보내주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적은 글에는 “쥐탈 놀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어디 사냐며 물어보고 나는 ‘XX 산다’고 했더니 ‘XX 사는데 남의 놀이터에 오면 도둑인 거 몰라?’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이 같은 행동이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며 입주자대표를 고소한 상태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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