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컨테이너 화물차 속속 운행 정지…물류대란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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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0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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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부산항 수출입 화물을 전국으로 운반하는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운행을 멈추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의 70%를 처리하는 부산항에서 화물 운송 차량 10%만 멈춰도 물류대란이 발생하고,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10일 취재진과 만난 컨테이너 운반용 화물차 업계 관계자 김모씨는 “부산항 수출입 화물을 실어나르는 화물차 중 일부가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운행을 멈추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운행을 중단한 차량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주변 업체별로 화물차가 하루에 2~3대씩 멈추고 있고, 오늘 우리 회사 소유 화물차도 2대 멈췄다”며 “기사들이 개인차를 이용해 요소수를 구하러 백방으로 다니지만,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다면 그나마 운행 중인 우리 회사 소유 차량 100여대도 며칠 내 운행이 중단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화물차가 멈춘다는 것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공장이 멈추면 관계되는 모든 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대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컨테이너 화물을 운송하고 있는 정상훈씨(40대)는 “중국에 의존한 채 손 놓고 있다가 나라가 흔들릴 상황이 되니까 이제서야 정부는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냐”고 토로했다.

정씨는 “어쩌다 이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며 “길어지면 사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요소수 품귀 사태가 지속되자 화물차주들은 중국 업체측과 직접 협상을 진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공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컨테이너 운반 화물차 200여대를 소유하고 있는 A업체 관계자는 “부산항 컨테이너 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인데, 지금 참 답답한 상황이다”며 “더 이상 정부만 믿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 차원에서 요소수 수입 업체를 물색 중”이라며 “중국 업체측과 협의 중인데, 결과는 11월 말이나 돼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컨테이너 화물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프로그램 해제해서라도 차량운행을 계속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업체 관계자는 “화물차들이 운행을 멈추기 시작하니까 기사들 중에서는 공해고 뭐고 일단 사람이 먹고 살아야 되니까 SCR을 제거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장치를 제거하는 등 개조 작업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데다 후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대안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잘 해결됐으면 좋겠지만, 이번 사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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