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뜨거운게 올라와” 서울대 학생처장 “역겹다”…청소노동자 사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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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11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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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오늘 청소노동자 사망 현장 방문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서울대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 누구도 서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행정대학원 교수)은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럽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다”며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올렸다. 이와 함께 지난달 26일 서울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 이모 씨(59)의 기사를 공유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씨는 매일 100ℓ 쓰레기봉투 6~7개를 나르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방치됐다. 또 새로 부임한 기숙사 안전관리 팀장이 미화 업무와 무관한 영어·한자 시험을 보게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에 “악독한 특정 관리자 한 명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뿌리 깊은 노동의 이중구조, 사람이 사람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 그래도 되는 일터, 그래도 되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그는 “정치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한다. 모두가 부자가 되고 영화를 누릴 수는 없지만 우리 누구도 견디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적은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진상이 규명되고 분명한 조치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대 학생처장 “중간 관리자, 가해자로 만들 수 없어”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행정대학원 교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행정대학원 교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후 구 교수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분 이야기를 다룬 기사를 제 손으로 옮기긴 싫지만 저도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와 한마디 하겠다”며 “어떤 분들에겐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지금 너무 일방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에 최소한의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올렸다.

그는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이 역겹다. 악독한 특정 관리자 얘기는 모두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했다. 서울대 노동자 갑질 의혹에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은 돌연 비공개로 전환됐다. 구 교수는 이튿날 재차 글을 올려 “자연인으로 올린 것인데 학생처장이라는 보직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비공개로 전환했었다”며 “역겹다는 부분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온갖 억측과 오해가 난무할 것임을 알면서도 글을 올린 가장 핵심적인 취지는 돌아가신 분의 사정이 안타깝더라도, 유족의 사정이 딱하더라도 산재 인정을 받기 위해 일방적 주장만으로 또 한 명의 무기계약직 노동자인 중간 관리자를 가해자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차 피해를 꼭 막고 싶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끝으로 “역겹다는 표현으로 논란이 많았다. 어휘 선정에 신중했어야 하는데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께는 죄송하다”고도 사과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11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현장을 직접 찾는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3시경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청소노동자 근무환경과 직장 내 갑질 관련 목소리를 들어볼 예정으로 알려졌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기숙사 출입문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기숙사 출입문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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