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지하철같이 예측 가능하게”… 전주시, 대중교통 편의성 높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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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부터 ‘전철버스’ 운행
14개 노선에 총 154대 버스 투입
출발-도착 시간 일정하게 유지
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도 추진

“여름과 겨울철 승강장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더위와 추위를 견뎌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는 없을까요.”

“시내버스를 타려고 미리 집을 나서지 않아도 약속시간에 제때 도착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북 전주시는 2019년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개발 행위로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교통량과 통행거리가 늘어났는데도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당시 원탁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그중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으로 시내버스의 정시성(定時性)을 꼽았다. 제시간에 타고 내릴 수 있는 ‘지하철 같은 버스’가 다니면 좋겠다는 제언이었다.

시민과 전문가들이 낸 이러한 아이디어가 3년 만에 현실이 된다.

전주시는 “주요 대로에 일명 ‘전철버스’를 올 하반기부터 운행한다”고 3일 밝혔다.

전철버스는 특정 구간에 버스를 기존보다 더 많이 투입해 승강장마다 출발과 도착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운행 차량 수가 늘면서 배차시간도 10분 이내로 줄게 된다.

교통량과 시내버스 이용량이 많은 기린대로와 백제대로, 홍산로, 용머리로, 서원로, 천잠로 등 왕복 6∼8차로 도로의 14개 노선에 154대가 투입된다.

전철버스와 함께 도심버스와 마을버스도 운영한다. 전철버스가 전주시내를 동서남북으로 횡단하는 역할을 한다면 도심버스와 마을버스는 환승시스템을 통해 동네 곳곳을 누빈다. 도심버스는 202대가 39개 노선을 달린다. 도심버스가 다니지 않는 곳은 마을버스 22대가 시민의 발 역할을 한다.

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도 추진 중이다.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와 승강장을 만들어 시내버스 운행시간을 크게 줄일 방침이다. 경전철에 비해 적은 사업비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서울과 수원 세종 대전 부산 등 24개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서 도입했다.

간선급행버스는 호남제일문광장∼한벽교 입구, 전주역∼꽃밭정이 네거리, 홍산로∼송천중앙로 등 3개 구간에서 운행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이를 위한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강준 전주시 시민교통본부장은 “2022년 새로운 시내버스 체계가 완성되면 통행시간과 환승 대기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의 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선과 서비스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주시#전철버스#편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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