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기피 현상 어쩌나…11월 집단면역 달성 ‘걸림돌’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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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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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마련된 대구시 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중구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일반인이 화이자사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2021.4.27/뉴스1 © News1
27일 오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마련된 대구시 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중구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일반인이 화이자사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2021.4.27/뉴스1 © News1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기피 현상이 심상치 않다. AZ 백신은 상반기 접종 주력 백신이지만 희귀 혈전증 부작용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AZ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하반기로 순번이 크게 밀리지만, 화이자와 모더나 등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덜한 백신을 대신 접종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AZ 백신 기피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11월 집단면역 달성을 위한 첫번째 목표로 상반기 1200만명 1차 접종 계획을 세웠지만 AZ 백신 기피 현상이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방접종 완료자에 대해 자가격리 면제 등을 제시하는 등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8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다른 백신들의 (하반기 예정된) 공급이 꽤 늘어난 상태라 현재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AZ 백신의 접종이 기피되는 현상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적’ 백신 접종 예약률 65.3% 그쳐…보건의료인 59%·만성신장질환자 42.8%

2분기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은 AZ 백신과 화이자 백신 2종이며, 75세 이상 고령층에는 화이자 백신이, 나머지 연령층에는 AZ 백신이 각각 접종되고 있다. 2분기 접종 전체 대상자 521만 3642명 중 접종에 동의했거나 예약한 인원은 28일 0시 기준 401만696명(76.9%)이다.

정부는 현재 요양시설·병원, 장애인·노숙인 등 취약시설에선 입소자의 동의를 확인하며 백신을 접종한다. 이와 달리 일정 분량의 백신을 자체 보관하고 있는 위탁의료기관에서는 예약을 통해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접종 예약은 직접 동의를 구하는 것보다는 자율적인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접종 동의율에 비해 접종 예약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예컨대 2분기 접종 동의 대상자 422만243명 중 79.7%인 336만2299명이 접종에 동의한 반면 예약 대상자는 99만3399명 중 65.3%인 64만8397명만이 접종을 예약했다.

접종 대상별 예약률은 Δ사회필수인력(경찰·해양경찰·소방) 75% Δ장애인 돌봄 종사자·항공승무원 70.1% Δ보건의료인 59% Δ만성신장질환자 42.8% 수준으로 나타난다.

사회필수인력은 공무원 조직인 만큼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관측이고,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접종을 강제한다”는 불만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AZ백신 접종 예약을 취소하거나, 예약 후 아예 접종 현장에 오지 않는 ‘노쇼’ 현상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지마비·뇌출혈 이어지는 이상반응…‘기다리면 다른 백신 맞지 않을까’

이같은 현상에는 무엇보다 AZ백신을 둘러싼 부작용 우려감이 작용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Z백신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으며, 경남 하동군에서는 20대 공무원이 ‘뇌출혈’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8일 경남 지역의 한 50대 경찰 공무직 주무관이 백신 접종 후 15분만에 실신해 응급실에 실려갔다. 응급조치 후 병원 측 권고로 퇴원했지만, 여전히 어지러움·메스꺼움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12일 AZ 백신을 맞은 30대 경찰관이 손·발 저림 등 혈전 증상을 호소한 바 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30세 미만은 AZ 백신 접종에서 제외됐는데, 30대 미만과 30대가 무슨 큰 차이가 있겠냐”고 반문하고 “3분기 이후 다른 백신이 많이 들어오면, 나라도 다른 백신을 맞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제 때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추가 접종 기회를 가장 뒤로 미루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일부러 AZ백신 접종을 피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름에 해외여행?’ 자가격리 면제 당근책…“과도한 걱정 말아달라”

당장 상반기 1200만명 1차 접종을 목표로 내세운 정부 입장에서는 AZ백신 기피 현상은 우려스럽다. 정부는 이에 예방접종자의 자가격리 면제를 당근으로 꺼내 든 모습이다.

오는 5월5일부터 예방접종을 마친 사람은 해외(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등 최근 변이주 유행국 예외)에서 귀국하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하더라도 PCR검사가 음성이고 증상이 없다면 자가격리를 면제 받게 된다. AZ백신의 접종 간격 12주와 2차 접종 후 항체 형성기간 2주를 고려하면 4월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은 이르면 8~9월 해외여행도 기대할 수 있다.

손영래 반장은 “AZ 백신은 이미 수천명이 접종에 큰틀에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희귀 혈전증 부작용도 국내외 전문가들이 ‘극히 드물고 치료가 가능하다’며 접종을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도 대통령과 총리를 위시해 복지부 장관, 질병관리청장, 1차 대응요원인 중수본, 방역대책본부도 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며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걱정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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