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남북평화도로’ 첫 단추 끼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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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구간 ‘영종∼신도’ 건설 사업, 어제 신도항 선착장서 착공식 열려
해상교량-접속도로 등 4km 건설… 1123억원 투입해 2025년 말 준공

27일부터 공사를 본격화한 ‘영종∼신도 평화도로’ 조감도. 접속도로와 해상 교량을 포함해 4.05km 구간으로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함께 설치된다. 인천시 제공
27일부터 공사를 본격화한 ‘영종∼신도 평화도로’ 조감도. 접속도로와 해상 교량을 포함해 4.05km 구간으로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함께 설치된다. 인천시 제공
서해 평화협력의 첫 번째 이정표인 인천 중구 영종도∼옹진군 신도 연결도로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인천에서 북한 해주를 잇는 가칭 ‘서해 남북평화도로’의 1단계 구간인 ‘영종∼신도 평화도로’ 착공식이 27일 옹진군 신도항 선착장에서 열렸다.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중구 운서동(영종도)에서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신도)까지 접속도로와 해상 교량을 포함해 총길이 4.05km다.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함께 만들어져 자동차를 타지 않고도 섬을 오갈 수 있다. 공사 금액은 1123억 원이며 2025년 12월경 준공 예정이다.

영종∼신도 평화도로 건설 사업은 서해 남북평화도로 건설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종도에서 신도, 강화도를 거쳐 북한의 개성공단과 해주까지 잇는 서해평화 협력 사업의 출발점이다. 또 옹진군 북도면 섬 주민들의 교통 편의가 좋아지고 관광 활성화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옹진군 북도면 주민 차광윤 씨(49)는 “지난 10여 년 동안 북도면 주민들이 다리를 건설해 달라고 한목소리를 내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배를 이용해 육지로 나가야 했던 신도, 시도, 모도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되고 북도면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시는 영종∼신도 평화도로 공사를 시작으로 2단계 구간인 신도∼강화도 간 길이 11.1km 구간도 국토교통부 국가도로망 계획에 반영해 국가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서해 남북평화도로는 영종도∼강화·교동도 18.04km, 강화∼개성공단 45.7km, 강화∼해주 16.7km 등 80.44km 길이다. 총사업비는 2조4322억 원에 달한다.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가 없는 옹진군 북도면 주민의 숙원 사업이었다. 10여 년 전 민자사업으로 추진해 기공식까지 열렸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공사가 무산됐다. 이후 시는 재정사업으로 다시 추진하면서 2019년 1월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박남춘 시장이 구상하는 서해평화협력지대 조성 사업의 첫 사업이다. 박 시장은 “인천 내륙에서 영종도∼신도∼강화도∼교동도를 지나 북한 해주와 개성까지 연결하는 평화벨트 구축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다음 단계인 신도∼강화도 구간이 국가 도로망 구축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북도면 4개 섬 가운데 신도와 시도, 모도는 이미 연도교로 이어진 하나의 섬이다. 옹진군 북도면 가운데 가장 큰 섬인 장봉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교량 건설 사업은 장기 사업으로 추진한다. 신도∼시도∼모도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뽑혔다. 신도의 섬 둘레를 따라 돌다 구봉산을 올라본 뒤 시도로 넘어가면 드라마 ‘풀하우스’의 촬영지인 수기해변에 도착하는 라이딩 코스가 인기다. 모도에서는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 촬영지와 조각가 이일호 씨의 작품이 전시된 배미꾸미 해변을 돌아볼 수 있다. 총길이 15.6km의 자전거도로를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서해#남북평화도로#착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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