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앞마당. 흙바닥 위로 하얀색 컨테이너 12동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인부들은 문과 등을 설치하고 컨테이너 사이사이 샤워실·화장실·정화조 설비를 하며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곳은 ‘컨테이너형 임시병상’ 작업 현장이다. 서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날로 일주일 연속 200명대를 훌쩍 넘으면서 치료 병상 부족 사태가 가시화하자 시가 내놓은 임시방편이다.
서울시는 병상 확보를 위해 서울의료원을 시작으로 시립병원 유휴부지에 컨테이너형 임시병상을 총 150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 내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은 사실상 포화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81.2%다. 남아 있는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6개뿐(62개 중 56개 사용)이다. 증상이 덜한 환자들이 머물거나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 병상도 58.3% 사용 중이다.
서울의료원 앞마당 내 컨테이너형 임시병상의 크기는 높이 2.5m, 폭 3.1m, 길이 7.5m다. 컨테이너 1곳당 최대 3명씩, 총 48명을 치료할 수 있는 규모다. 중환자 치료를 위한 음압시설도 갖췄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이곳에서는 임시병상 4동과 환자대기소, 운영본부 등 모두 20여개의 컨테이너가 들어선다.
앞서 서울시는 10일까지 컨테이너형 임시병상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촉박한 시간 만큼 인부들의 손도 바빠졌다.
현장 관계자는 “전기·수도설치 작업이 남았는데 전기는 500m 떨어진 곳에서 끌어와야 하는 실정”이라며 “언제 마무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철야작업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작업은 늦어져도 이번 주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확진자 급증 상황에 따른 임시방편이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감염 가능성이다. 컨테이너형 임시병상이 있는 의료원 앞마당은 일반인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의료원의 경우 임시컨테이너와 의료진 및 직원들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가깝다.
현장 주변에는 ‘여기는 서울의료원 어린이집 입구입니다. 아이들의 안전공간 보장해주세요’ ‘어린이집 문앞에 코로나 병실이 웬말이냐! 안전거리 확보해라!’ 등 우려 담긴 플랜카드도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이곳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한 의료진은 “코로나19 환자가 머무는 컨테이너 임시병상이 설치되면 우리는 마음 편히 자녀들을 보낼 수 없다. 또 코로나19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 나로서는 아이들을 보내지 않게 되면 휴직을 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의료공백이 생기게 되는 거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시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앞마당을 펜스 또는 차단벽을 두르고 각 컨테이너를 연결해 외부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컨테이너형 임시병상에는 차단벽이 설치되며 인근 어린이집 및 병원직원들과의 이동동선은 철저히 분리된다. 또한 잠금장치 및 CCTV, 경찰과의 협조 등을 통해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된다”며 “현재 이동병상의 안전한 운영 및 방역조치를 위해 감염관리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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