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 尹 비판 “판사 뒷조사 문건 확인해달라…책임자 고발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5일 2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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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 얼굴이 그려진 배너가 세워져 있다. 2020.11.25/뉴스1 © News1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 얼굴이 그려진 배너가 세워져 있다. 2020.11.25/뉴스1 © News1
현직 부장판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결정을 내리면서 ‘재판부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책임자를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주요 사건을 맡은 재판부 성향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법원 내부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는 이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판사는 바보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부장판사는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니. 그것은 재판부를 조종하겠다.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며 “검찰총장의 지시로 그 문건을 만든 것은 아닌지 의심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 부장판사는 “대법원 행정처에 부탁한다. 판사 뒷조사 문건이 무슨 내용이고, 어떻게 작성됐는지 확인해달라”며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고발도 해달라. 검찰을 못 믿겠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좋다”고도 했다. 장 부장판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공소유지 참고자료를 파악한 것”이라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 “어이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오전 10시경 게시된 장 부장판사의 글에는 오후 7시까지 8개의 댓글만 달렸다. 한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공판 전략을 위해 재판부의 성향을 분석하는 변호사처럼 검찰도 공판 준비를 위해 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이제 감찰이 시작되는 단계라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무작정 불법 사찰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이들도 많다”며 “장 부장판사의 글에 동의하는 법관들이 많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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