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수사관인데…” 여성 1명에 26억 보이스피싱

김태성 기자 입력 2020-08-11 03:00수정 2020-08-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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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6일간 현금으로 뜯어내
3억 든 캐리어 받기도… 전달책 구속
© News1 DB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50대 여성으로부터 26억 원의 현금을 뜯어낸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죄에 가담한 조직원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보이스피싱으로 50대 여성 A 씨에게 약 26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B 씨를 구속하고 C 씨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B, C 씨가 속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지난달 A 씨에게 ‘캠핑용품이 집으로 배송될 예정’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캠핑용품을 주문하지 않았지만 문자를 받은 A 씨는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문자가 온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다른 조직원은 자신을 검찰 수사관이라고 밝힌 뒤 “범죄에 연루된 정황이 있어 계좌에 든 돈을 검수 조치해야 하니 금감원 직원에게 돈을 전달하라”고 A 씨를 속였다.

이후 A 씨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억대의 현금 인출이 가능한 대형 우체국 창구에서 돈을 뽑았고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B 씨와 C 씨 등을 만나 전달했다. A 씨는 같은 우체국에서 대부분 1만 원짜리 지폐로 인출했으며 한 번에 최대 3억여 원을 캐리어에 담아 이동했다. 우체국 창구에선 A 씨에게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받았는지 등을 묻는 ‘금융사기 예방 진단표’를 작성하도록 했지만 의심되는 답변이 없어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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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본인의 아버지로부터 받은 유산을 포함해 계좌에 있던 돈을 모두 전달한 뒤 조직원들과의 연락이 끊기자 5일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B, C 씨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검거했다. B 씨 등이 보관 중이던 현금 수천만 원도 압수했다

경찰과 금감원은 A 씨 사례가 단일 보이스피싱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의 피해액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씨에게 검찰 수사관이라고 사칭한 조직원 등이 국내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의 소재를 찾고 있다.

경찰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에 따른 연간 피해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피해액은 2017년 2470억 원에서 2018년 4040억 원, 지난해엔 6398억 원으로 늘어났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보이스피싱#2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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