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출근말고 장례식 30분 조문… 마트 시식코너 안돼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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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코로나 이후의 일상’ 이렇게


‘BC(Before Corona Virus·코로나 이전)에서 AC(After Corona Virus·코로나 이후)로.’

지금껏 역사를 BC(기원전)와 AD(기원후)로 구분했다면 앞으로는 BC와 AC로 나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의 삶이 크게 바뀌고 있어서다. 물리적 접촉을 통해 인간관계를 발전시키는 과거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얘기다.


이 새로운 변화의 키워드는 ‘비대면’이다. 24일 공개된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도 사무실, 음식점, 대중교통 등 다양한 일상에서 겪을 비대면의 양상을 보여 준다. 강제성 없는 권고사항이지만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하려면 불편을 줄이는 게 과제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개인이 지침을 따를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비대면의 삶


코로나19 이전에는 아파도 출근해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직장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는 다르다. 사업장에서 사용자는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고, 대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특히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최근 14일 내에 해외를 다녀온 직원은 출근하지 않아야 한다.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크게 바뀐다. 워크숍이나 교육은 가급적 온라인이나 영상교육으로 대체된다. 회식은 줄어든다. 국내외 출장도 최소화된다. 비말(침방울)이 튈 수 있는 ‘파이팅’ 구호도 구시대 유물로 취급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금융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 우선 은행 창구 업무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 대신 스마트 뱅킹이나 인터넷 뱅킹이 권장된다. 불특정 다수가 만지는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현금 사용은 최소화된다. 택시 승객은 현금보다 애플리케이션 결제 방식을 이용하는 식이다. 택배를 이용할 때도 비대면 배송을 선택하는 게 좋다.


학교 교육도 등하교 시간 분산 등 ‘거리 두기’에 방점을 두게 된다. 대부분의 학교가 시설 소독, 책상 거리 두기, 발열 검사 등 등교 개학을 위한 방역 준비를 마쳤다. 출퇴근 시간 ‘지옥철’이나 ‘콩나물 버스’도 피해야 한다. 차내가 혼잡해 최소 1m의 건강 거리가 유지되기 어려우면 다음 차를 이용한다. 철도, 항공, 고속·시외버스를 예약할 땐 승객 간 좌석이 지그재그 식으로 떨어져 배정된다.

○ 조용한 일상


백화점이나 마트를 쇼핑할 땐 가능한 한 혼자 가는 게 권장된다. 물건을 고르거나 계산을 기다릴 때는 다른 고객들과 2m 거리를 둬야 한다. 만약 이 정도 거리 두기가 어렵다면 마스크를 끼고 최소 1m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예전에 아무렇지 않게 맨손으로 잡은 쇼핑카트와 장바구니도 손소독제나 장갑을 사용한 뒤 이용해야 한다.

백화점 내 화장품 테스트 코너와 시식 코너도 사라진다. 립스틱 등 화장품 견본품을 입술이나 얼굴에 묻히는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화장품 테스트가 필요하면 손등으로 하고, 직후에 손을 소독한다. 이용객이 몰리는 선착순 행사와 사인회 등 각종 이벤트도 줄어든다. 큰 소리로 손님을 끌거나 고객을 따라다니며 설명하는 호객행위도 자제해야 한다.


공연장이나 경기장에서 단체로 노래하거나 응원하는 장면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곳에서는 사람들이 밀집하기 마련이다.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행위도 자제해야 한다. 매표소 현장에서 줄을 서는 대신에 100% 온라인 사전 예매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장도 간소화된다. 하객들과 악수 대신 목례로 인사하는 게 일상이 된다. 문상객들의 밤샘 조문 대신 ‘30분 조문’이 권장된다.

전주영 aimhigh@donga.com·박성민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생활방역 세부지침#비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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