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에서 배우는 지방대 발전 전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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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가한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관계자가 부스를 방문한 외국 바이어들에게 자율주행자동차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문대 제공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참가한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관계자가 부스를 방문한 외국 바이어들에게 자율주행자동차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문대 제공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 2020’에 참가해 지방대의 저력을 보여줬다.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세계적인 전시회에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CES 2020에는 서울대, KAIST, 한양대, 인하대, 한서대의 컴퓨터 및 자동차 관련 학부 등 7개 대학이 엄격한 사전 심사를 통해 참가 자격을 얻었다.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는 CES 2020에 AI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디지털 트윈 기반 자동차 자율주행 플랫폼’과 체공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하이브리드 동력을 사용한 수직 이착륙 드론’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전시된 자율주행 플랫폼은 첫날 판매가 모두 됐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네덜란드, 미국 등의 AI 전문 기업과 기술 이전 및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수직 이착륙 드론도 프랑스 드론 전문기업으로부터 기술 이전 제안을 받았다. CES 2020 이후 교육용 자율주행 자동차플랫폼은 한글과 컴퓨터 계열사인 한컴아카데미와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추진하는 미래형자동차 연구개발(R&D) 전문인력 양성 사업의 교재로 사용하기로 결정됐다.

2017년에 생긴 신생학부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자동차공학부가 지금까지 거둔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성과를 낸 배경은 한발 앞선 특화된 교육이다. 스마트자동차공학부는 설립 초기부터 스마트 자동차의 개념을 스페이스 모빌리티까지 확장시킨 커리큘럼과 실험 실습실을 갖추고 교육해 왔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전문성은 AI와 전자공학 및 CAD 등을 통해 길러지고, 스페이스 모빌리티 기술은 드론과 연료전지 연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교육의 우수성은 학생들이 주축인 연구 동아리가 국내외에서 거둔 많은 수상 실적이 증명하고 있다. 방학 때도 계속되는 강의, 24시간 돌아가는 실험실습실, 교육 기재에 사재까지 투자하는 교수 등이 학생들의 역량을 길러주는 밑거름이다. 또 학부모들과의 단체 대화방을 통해 이뤄지는 교수진과의 긴밀한 소통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요소다.

스마트자동차공학부는 2018년부터 여름방학을 이용해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벤츠, 폭스바겐, 러프(Ruf) 및 3D설계의 세계적 기업인 다소시스템에서 실무 인턴과 공동연구를 통해 학생들의 전공 역량을 높이고 취업의 폭을 국외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공인받는 CAD 자격증인 카티아(CATIA) 취득과 실무 영어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학 전문가들은 입학자원이 우수하지 않음에도 서울 소재 동종의 학부에 비해 손색없는 성과를 내는 이유로 특성화 전략을 꼽는다. 특성화 전략은 지역 친화 및 4차 산업혁명 시대와의 동행이다. 지역 친화 전략은 학교 인근에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및 기계 대기업과 수많은 협력 업체가 모여 있는 환경을 활용한 것이다.

자율주행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 중 하나여서 학부가 과감한 도전을 하는 지향점이다. 지방대 발전전략에 능통한 전북대 김학용 교수는 스마트자동차공학부의 선전이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의 유력한 발전전략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모든 학과가 다 잘될 수 없는 환경에서 치밀한 전략과 노력을 통한 학과의 성장이 계속돼야 대학도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정부도 특성화 학과에 대한 관심을 갖고 꾸즌히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에듀플러스#교육#선문대#지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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