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매몰 ‘부산 산사태’ 인근에 산책로…“매일 다니던 길,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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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4일 1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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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부산 사하구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골짜기가 잿빛으로 변했다.2019.10.04./© 뉴스1
지난 3일 부산 사하구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골짜기가 잿빛으로 변했다.2019.10.04./© 뉴스1

지난 3일 부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시작지점으로 추정되는 산 중턱에 위치한 예비군 부대. 철제펜스는 무너져 내려 앉았고 바로 앞 산책로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려 앉았다.2019.10.04© 뉴스1
지난 3일 부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시작지점으로 추정되는 산 중턱에 위치한 예비군 부대. 철제펜스는 무너져 내려 앉았고 바로 앞 산책로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려 앉았다.2019.10.04© 뉴스1
일가족 3명을 포함해 4명의 매몰사고가 발생한 부산 사하구 산사태 현장 인근에는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자칫 더 큰 사고로 이어질뻔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산사태는 야산 중턱에 위치한 예비군부대 앞 철제망에서 시작됐다. 그 맞닿은 곳이 바로 평소 시민들이 보행로로 자주 이용하는 산책길이 조성돼 있었다.

4일 오전 취재진이 찾아간 사고발생 지점 부근에 있는 군 철제망은 속절없이 휘어진 채 무너져 내려 있었다. 철제망 앞에 보행로가 50m가량 이어져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찔한 사고였던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 이씨(65)는 “평소 이곳에는 노인분들이 매일 산책을 하러 다니는 보행로이기 때문에 하마터면 더 큰 사고가 날 뻔했다”면서 “나도 4~5월께면 오디나무 열매를 따러 골짜기 밑에 내려가곤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다”고 가슴을 쓰러내렸다.

이씨는 사고 상황을 목격한 당사자의 말도 전했다. 그는 “조금 전 매일 산책하러 다니시는 할머니한테 사고난 날 아침에 큰일날 뻔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날 산을 오르다 힘이 들어 잠깐 쉬었다 가려고 앉아 있었는데 몇분 후에 산이 무너져 내렸다고 하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평소 보행로의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평소 다닐 때는 어느정도 보행로 넓이가 확보돼 있었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다고 못 느꼈다”며 “오늘 와서 보니 이게(지반) 저 밑에까지 싹 다 떠내려 갔더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이씨(64)는 “지대가 높은 곳(산사태 발생 지점)에는 석탄재를 매립해서는 안되는데, 매립하더라도 나무를 많이 심던가 포장공사를 했어야 한다”며 “이는 사하구청에서 제대로 산사태 예방조치를 안 했기 때문에 일어난 명백한 인재(人災)다”라고 지적했다.

사고는 지난 3일 오전 9시5분쯤 부산 사하구 을숙대로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산 밑 주택에 있던 남편 권모씨(75)와 아내 성모씨(70), 아들(48) 등 일가족 3명과 식당 주인 배모씨(65·여)를 덮치면서 일어났다.

이날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식당 주인 배모씨(65·여)와 일가족 중 아버지 권모씨(75) 외에 아직 추가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직후 밤샘작업을 이어간 소방당국과 경찰, 군병력 등 1000여명은 포크레인 5대와 중장비 등을 동원해 계속해서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탄재 등이 매립된 지반 지하에 있던 물이 토사를 밀어내 산사태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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