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섬까지 번진 돼지열병…어리둥절해진 방역당국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6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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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멧돼지가 헤엄쳐 갔을 수도"…궁색해진 답변
돼지 2마리뿐…반경 3㎞ 내 다른 농장도 없어 경로 의문
"차량 이동 역학관계도 없어…감염 매개체 등 조사 필요"

강화도 본섬에서도 떨어져 있는 섬인 석모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이 나오면서 방역당국도 의문에 휩싸였다. 해당 돼지농장은 예전에 폐업한 곳으로 키우는 돼지도 2두밖에 없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25일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 대한 예찰 과정에서 ASF로 의심되는 돼지가 발견됐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해당 농장의 돼지 2두는 살처분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석모도는 고립된 곳으로 차량 역학관계도 지금까지의 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전날 밤 늦게 발견된 건이기 때문에 아직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농식품에 따르면 해당 돼지농장은 해안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반경 3㎞ 내에 다른 농장은 없다.

지금까지 ASF 바이러스는 공기 중으로 퍼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이 되려면 바이러스를 보유한 다른 매개체와의 접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도 차량을 통한 감염 확산을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다만 석모도 돼지농장 주변을 드나든 차량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섬이기 때문에 진드기나 야생멧돼지, 돼지고기 잔반 등 다른 매개체와의 접촉도 쉽지 않다. 석모도와 강화도 본섬을 연결하는 육로는 석모대교뿐이다. 이번 ASF 발생에 의문점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농식품부 브리핑에서는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바다를 헤엄쳐왔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멧돼지가 바다를 헤엄쳤을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군과 해경이 이에 대해서도 대비 감시하고 있었고 접경지역에는 철망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석모도 확진으로 강화에서만 ASF 발생 농가가 3곳으로 늘었다. 국내에서 발견된 ASF가 총 7건인 점을 고려하면 발병이 강화에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강화에 위치한 의심 농가도 한 곳 존재하기 때문에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강화에는 35개 돼지농가가 있고 사육 중인 돼지는 3만8000여두로 집계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모든 지역에서 함께 검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강화가 특별히 검사를 빨리 마친 것은 아닐 것”이라며 “ASF 발생 농장 간 연계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곳은 파주시 연다산동(17일 확진)과 연천군 백학면(18일 확진), 김포시 통진읍(23일 확진), 파주시 적성면(24일 확진), 강화군 송해면(24일 확진), 강화군 불은면(25일 확진), 강화군 삼산면(26일 확진) 등이다.

의심 사례가 접수된 경기 연천과 양주, 인천 강화에서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국내 ASF 발병 농가는 10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농식품부는 ASF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오늘 낮 12시 해제 예정이었던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48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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