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않은 韓日 초계기 갈등…“맞대응보다 자제력 가져야”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3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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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비공개 협의 내용 언론 보도하며 갈등 부추겨
軍은 입장 번복으로 질타 받기도

군 당국이 일본 해상초계기 P-3가 23일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대조영함에 대해 60m 고도까지 근접위협비행한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을 24일 공개했다. (국방부 제공) 2019.1.24/뉴스1
군 당국이 일본 해상초계기 P-3가 23일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대조영함에 대해 60m 고도까지 근접위협비행한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을 24일 공개했다. (국방부 제공) 2019.1.24/뉴스1
지난해 12월20일 발생한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 저공위협비행 논란 이후 한일 군 당국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논란 이후 우리 군은 대응 매뉴얼을 보완했고 일본 측에도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와 대응 기조를 알렸는데 일본측이 자국 언론을 통해 이를 문제 삼으면서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일본은 지난해 12월21일 한국 해군 구축함이 해상자위대 P-1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용 추적레이더(STIR)를 쐈다고 주장했고 이후 동영상과 레이더 탐지음을 공개하는 등 우리 정부를 향해 적극 공세를 펼쳤다.

이에 국방부는 P-3 초계기 위협비행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일본측에 지속적으로 대화 의사를 밝혔으나 일측은 더 이상 대화에 응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입장을 굽히지 않는 ‘치킨게임’을 이어갔고 2월 들어 일방적으로 협의 중단을 선언했다. 일종의 ‘무시 전략’이다.

이후 이 문제는 명확히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흐지부지한 모양새로 마무리된 듯 했다.

그러나 22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한국 국방부가 지난해 한일 초계기 저공위협비행 갈등 이후 한국측 함정에 3해리 이내로 접근하는 군용기에 대해 화기관제레이더 조사(照射·비추어 쏨)를 경고한다는 방침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하면서 다시 이슈화됐다.

매체는 또 “일본 정부가 한측의 방침에 대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며 우리 정부에 해당 지침의 철회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은 지난 10~11일 한일 군 당국 간의 비공개 실무협의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알려졌는데 일본이 비공개 협의 내용까지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다시 문제를 키운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공개하기로 한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동안 잠잠하던 한일 군 당국 간 갈등이 일본 언론의 보도로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키우지 말고 절제된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예비역 해군 대령 출신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최근 한일 간 정치적으로 좋지 않은 감정들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강하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양국 간 해군끼리의 대화로 풀어야 한다.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면 득될 게 없다”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군은 국가 간 외교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안보에 충실하며 문제를 복원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며 강력 대응보다는 자제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군 당국은 해당 문제와 관련해 다소 혼란스러운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다.

당초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군 당국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관련 내용을 일측에 통보한 바 없다’고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를 반박했지만 3시간여 뒤 다소 바뀐 내용의 브리핑을 내놓았다.

합참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지난 1월 중순 주한일본 무관을 초치한 상황에서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와 대응기조에 대해서 일측에 통보했다”며 “지난달 중순에 있었던 한일 실무회담에서 일본이 우리의 어떤 군사적 조치와 기조 철회를 요구한 사실도 있다”고 설명한 것.

이에 일본과의 갈등에 부담을 느낀 국방부가 충분한 사실관계 없이 공식 브리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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