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한 늦가을 황사… 온난화가 심술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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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몽골사막 지표면 뜨거워져… 황토먼지 상승기류 타고 한반도로
10년새 가을-겨울 발생 2배 늘어

28일에도 황사로 숨 막힌 하루였다. ‘봄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황사는 앞으로 가을에도 자주 한반도를 공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일평균 미세먼지(PM10·지름 2.5μm 초과∼10μm 이하) 농도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m³당 128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나쁨’ 수준이었다. 미세먼지가 m³당 81∼150μg이면 ‘나쁨’, 151μg 이상이면 ‘매우 나쁨’ 수준이다. 중국으로부터 날아온 황사는 대부분 초미세먼지(PM2.5·지름이 2.5μm 이하)보다 입자가 큰 미세먼지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7, 28일 서울의 PM10 농도는 m³당 146.5μg이었다. 이는 5년 내 가을 중 가장 높았던 수치다.

이날은 수도권보다 중부 및 남부 지방의 피해가 컸다. 27일 오후부터 수도권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특히 북서풍의 세기가 당초 예상보다 약해져 황사가 한반도 상공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광주와 경북의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각각 173μg, 158μg으로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경북 구미시는 오전 한때 미세먼지 농도가 522μg까지 치솟았다.

황사는 몽골 고비사막이나 중국 내몽골 지역의 사막에서 일어난 황토먼지가 기류를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대기가 건조한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평년(1981∼2010년) 기준 황사 발생 일수는 봄(3∼5월)이 5.4일로 가을(9∼11월·0.3일)보다 월등히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을철 황사가 점점 늘고 있다. 최근 10년(2008∼2017년) 가을의 황사 발생 일수는 0.7일로 평년보다 2배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여파로 가을과 겨울에도 지표면이 뜨거워지면서 상승 기류가 많이 발생한다”며 “황토먼지가 이 기류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가 한반도까지 이동한다”고 말했다.

29일에도 황사의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중국 중북부에서 m³당 500μg 정도의 황사가 관측되고 있는데, 이 황사가 서해상을 거쳐 29일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황사#온난화#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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