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날’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스쿨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주제로 한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해당 집회를 주도한 단체 중 하나인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오예진 대표는 “특히 사립학교에서 교내 성희롱 및 성추행이 많이 발생 한다”고 지적하며 원인으로 ‘사학재단의 제왕적 권력’을 꼽았다.
오 대표는 5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용화여고에서 4월에 미투가 시작되었고, 지난 9월 7일에 충북여중에서 어떤 학생이 올린 트위터 때문에 그때 또다시 ‘스쿨 미투’가 들불 처럼 번졌다”라고 주장하며 이 같이 말했다.
자신을 용화여고 졸업생이라고 밝힌 오 대표는 “내가 재학할 당시에도 학내에서 성희롱을 겪었다”며 “수업 중에 교사가 수업 내용을 설명할 때 어떤 성관계에 비유해서 설명 한다든지 아니면 외모평가 같은 걸 하면서 수치심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용화여고에서 사실상 ‘스쿨 미투’ 운동이 촉발된 거나 마찬가지다. 이후 경찰수사가 진행됐고, 관련 교사들도 징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자신도 참고인으로 경찰조사에 참여한 바 있다고 말한 오 대표는 “교육청 징계도 실시돼 18명의 가해교사나 방관교사가 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징계 수준은 대체로 적절했다고 생각 한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용화여고를 제외한 다른 학교에서는 아직 이 정도까지 징계절차가 이뤄진 학교가 많지 않아서 바뀌어야 될 것들이 많이 있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오 대표는 “교내 성희롱 및 성추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먼저 2차 가해가 중단돼야 한다. 예를 들면, 미투를 하는 피해자에 대해서 ‘피해자가 이상한 거다’라는 식으로 얘기하거나 ‘너희가 어떻게 선생님한테 이런 것을 하느냐’ 등의 발언이 나오고 있다. 2차 가해가 중단돼야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립학교에서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인사권이 모두 다 그냥 사학재단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학내 성희롱 및 성추행)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했을 때 그 재단에서 묵인하라고 하면 제대로 공론화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교육청에서 징계를 권고를 해도 재단이사회가 이걸 수용하지 않으면 교사가 징계 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편, ‘스쿨미투’는 지난 4월 6일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이 ‘#ME TOO‘(나도 당했다), #WITH YOU‘(당신과 함께)’ 등을 적은 접착식 메모지를 창문에 붙이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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