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가운데 한 마리가 등산객에게 음식물을 자주 얻어먹다가 다시 포획돼 우리로 돌아갔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RM-62’(사진)를 지난달 26일 전남 구례군 일대에서 포획했다고 4일 밝혔다. RM-62는 러시아(Russia)에서 태어난 수컷(Male)이란 뜻과 고유번호가 합쳐진 이름이다. 지난해 5월 러시아 동부 지방에서 새끼로 발견된 뒤 반달가슴곰 종(種)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로 건너와 작년 11월 지리산국립공원에 방사됐다.
하지만 RM-62는 1년 동안 야생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리산 노고단 주변 등산로를 어슬렁거리며 초콜릿, 과일, 음료 등을 받아먹었다. 이에 종복원기술원은 8월과 10월 두 차례 등산로와 멀리 떨어진 천왕봉 근처 계곡으로 RM-62를 옮겼지만 최근 다시 등산객에게 먹이를 얻어먹는 모습이 포착돼 결국 포획하기로 결정했다.
종복원기술원 측은 앞으로 RM-62를 재방사하지 않고 기술원 안의 생태학습장에 머물게 할 예정이다. 문광선 남부복원센터장은 “곰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사람에게 계속 접근하면 사람과 곰 모두에게 문제”라며 “사람에게 먹이를 얻어먹었던 기억이 한번 각인되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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