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철도 120년 역사를 확인하세요” 인천개항박물관 기획전시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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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배경-발전과정 등 한눈에 정리… 도시 변천사도 확인할 수 있어

최근 인천개항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경인철도를 처음으로 달렸던 기관차 모형을 보고 있다. 이 박물관은 인천항이 강제로 개항된 1883년부터 일제강점이 시작된 1910년까지의 시대적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최근 인천개항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경인철도를 처음으로 달렸던 기관차 모형을 보고 있다. 이 박물관은 인천항이 강제로 개항된 1883년부터 일제강점이 시작된 1910년까지의 시대적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은 한국 철도의 출발지로 불린다. 개화기인 1899년 국내 첫 철도인 경인철도(인천 제물포∼서울 노량진) 개통으로 인천에서 기차 운행이 시작됐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걸어서 하루가 꼬박 걸렸던 80리길(약 33.8km)을 시속 20km 속도로 2시간여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철마(鐵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주변 개항장 문화지구에 있는 인천개항박물관은 경인철도 개통 120주년을 앞두고 기획전시회를 열고 있다. ‘미리 보는 경인철도 120년’이란 주제로 다음 달 12일까지 계속된다.

전시회 1부에서는 경인철도 탄생사를 알 수 있다. 고종이 1896년 미국 상인 J R 모스에게 경인철도 부설권을 줘 이듬해 3월 기공식이 열렸다. 경인철도 동인천역 인근 우각현(쇠뿔고개)에는 ‘한국철도 최초 기공지’라는 기념비가 있다.

모스가 미국에서 자금 조달에 실패한 것을 간파한 일본이 조선 정부를 무시한 채 불법적으로 모스와 경인철도양도계약을 체결한 뒤 1898년 12월 부설권을 확보한다. 이듬해 경인철도가 개통되며 조선에 서구 문물 유입과 동시에 일본 제국주의가 침투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1900년 7월 한강철교 완공으로 경인철도 구간이 약 3km 늘어난다. 현재와 비슷하게 제물포역에서 경성역 간 경인철도 전 구간이 개통된 것이다. 전시회에는 이런 경인전철 발전 과정을 대형 연표로 쉽게 정리해 놓았다.

2부에서는 경인철도를 오가던 열차 객실 모형과 사진을 통해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경인철도에서 처음 운행한 미국 브루크스사가 제작한 기관차 모형이 전시된다.

3부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사용한 기차표, 경성역에 걸렸던 기차시간표, 야간에 역무원이 열차 기관사에게 신호를 보낼 때 사용한 녹슨 신호등이 눈길을 끈다. 수도권 관광지로 인기를 끌었던 월미도를 홍보하는 팸플릿과 사진엽서도 전시된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일제가 조선 수탈을 목적으로 개통한 경인철도는 화물 운송에서 여객을 운송하는 대중교통으로 진화했다”며 “전시회에 오면 이런 과정과 함께 인천 도시 변천사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항박물관은 인천시유형문화재(제7호)로 지정된 옛 일본제1은행을 수리해 2010년 문을 열었다. 1897년 지어진 화강암 외벽의 르네상스풍 석조 건물로 광복 이후 한국은행 인천지점, 조달청 인천지점, 중구청 별관으로 활용됐다. 월요일은 휴관하며 입장료는 500원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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