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 통합서비스로 환자 입원기간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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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시행 5년만에 하루 단축… 보호자-간병인 없이 치료에 집중
가족들 호평 속 한국 간병문화 바꿔

인하대병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13년 7월 전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 시행한 통합서비스는 시행 5년을 맞았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13년 7월 전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 시행한 통합서비스는 시행 5년을 맞았다. 인하대병원 제공

요양병원에 있다가 혈변과 복부 통증이 심해진 이모 씨(82·여)는 최근 인하대병원에서 복막염 수술을 받고 오랜만에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일명 ‘보호자 없는 병동’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이 씨는 “3개월간 요양병원에서 누워만 있다 보니 여생을 걷지 못할 줄 알았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간호사가 매일 내 다리와 팔 힘을 확인해주고 조금씩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줘서 걷게 됐다”고 기뻐했다.

인하대병원은 2013년 7월부터 전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작했다. 보호자들이 입원 환자에 대한 간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불필요한 짐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 올해 시행 5년째를 맞으며 간병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는 환자 보호자나 환자가 고용한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는다. 병원이 채용한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간호·간병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는 일반 병실에 비해 쾌적하고 청결한 병실에서 치료를 받는다.

이곳의 환자 입원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하대병원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시행 전후 환자 입원 기간을 비교한 결과 시행 이전에는 평균 8.6일이었지만 시행 후 7.4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 안전을 중심에 놓는 진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고 있다. 입원 환자의 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 간호사 서비스 부문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시행 초기인 2014년 하반기 93.0점(100점 만점)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96.1점으로 높아졌다.

취업률 증가에도 한몫했다. 인하대병원은 총 925병상 가운데 591병상(63.8%)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향상을 위해 최근 5년간 간호사 약 350명, 간호조무사 약 100명을 추가 채용했다.

인하대병원 전체 의료 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 병동마다 간호스테이션(간호사가 업무를 보는 공간)을 하나 두던 관행에서 벗어나 각 병실 앞에 서브스테이션을 서너 곳 더 만들었다. 환자가 찾으면 간호사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환자와 보호자의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2010년 7월 미국 의료기관 비영리 평가기구인 조인트커미션 산하기관인 JCI 인증을 처음으로 받은 데 이어 2013년 재인증, 2016년 세 번째 인증을 받으면서 국제 수준의 안전 시스템을 구축했다. JCI는 의료 서비스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 기록하고 환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제 기준을 마련하는 공인 기구다.

김영모 인하대병원장은 “5년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운영과 병문안 문화 개선 프로젝트를 펼친 결과 입원 환자가 안전한 시스템 구축에 성과를 냈다”며 “입원 환자가 치료받는 데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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