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명화 따라 그리고 詩 쓰고… 청중들 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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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들어온 빅데이터-인공지능]<中> AI 트렌드 배우기 열기 후끈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R&CD혁신허브에서 열린 제1회 AI혁신포럼에 참가한 사람들이 인공지능 트렌드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6월 말 열리는 2회 강연에서는 가상통화에 쓰이는 기술로 알려진 블록체인을 다룬다. 서울시 제공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R&CD혁신허브에서 열린 제1회 AI혁신포럼에 참가한 사람들이 인공지능 트렌드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6월 말 열리는 2회 강연에서는 가상통화에 쓰이는 기술로 알려진 블록체인을 다룬다. 서울시 제공
“이 그림은 누구 작품일까요?”

붓 터치와 전체적으로 풍기는 느낌이 익숙했다. 청중 가운데 누군가 “렘브란트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강연자인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머금었다.

“렘브란트의 그림 스타일을 입력받은 AI(인공지능)가 만들어낸 렘브란트풍 그림입니다.” 청중 사이에서 낮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소설가 김훈의 글쓰기 스타일을 모두 습득한 AI가 김훈풍으로 쓴 글은 어떨까요. 소프트웨어가 만든 예술은 ‘아트(Art)’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 한 대표가 AI가 만든 운율 갖춘 시(詩)까지 소개하자 여기저기서 한숨이 쏟아졌다. 소설 ‘해리포터’나 TV 드라마 ‘왕좌의 게임’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유사한 에피소드를 새로 만들어내는 시대가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R&CD혁신허브에서 열린 ‘제1회 AI 혁신포럼-아이포닷아티스트(AI-For.Artist)’에 온 청중은 강연 내내 즐거워하면서도 진지했다. 학생, 직장인부터 스타트업 종사자까지 성별과 연령층도 다양했다. 서울시는 150명 정도 참가 신청을 받으려 했지만 이미 250명이 사전 신청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양재R&CD혁신허브는 AI 분야 기업과 인재가 한곳에서 교류하며 연구하도록 서울시와 KAIST가 지난해 12월 만든 공간이다. 한국교원총연합회관 건물 4개 층(연면적 2900m²)을 빌려 사용한다. KAIST와 4차 산업혁명 분야 연구모임 ‘모두의 연구소’가 공동 운영한다.

이날 강연은 최신 AI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넓히고자 마련했다. 오전에는 KAIST 이수영 인공지능연구소장, 네이버 이활석 연구원, 코클리어닷AI 정일영 대표가 ‘데이터로부터의 학습이 창의적 생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기술적 관점에서 살펴본 AI다. 오후에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놓고 강연이 이어졌다.

오후 강연에서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동영상을 하나 틀었다. 화면 왼쪽에서는 게임 같은 실내 풍경이 나왔다. 화면을 보는 사람이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줬다. 화면 오른쪽 창에는 개발자 얼굴이 나왔다. 개발자가 입으로 소리를 내면, 화면 속 캐릭터는 그에 맞춘 듯 행동했다. ‘꼬잉 꼬잉’이라는 돼지 울음 같은 소리를 내자 캐릭터는 오른쪽으로 돌았다. 박수를 치면 문을 열었다. ‘피용 피용’ 하자 적에게 총을 쏘았다. 청중이 크게 웃었다. 정 교수는 “공학도들도 공학 자체만 생각하지 말고 생각을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회 AI 혁신포럼은 6월 말 블록체인을 주제로 열린다. 송락경 양재R&CD혁신허브 센터장(KAIST 교수)은 “AI 기업들은 서로 정보를 공개하고 빠르게 습득해 나가면서 커왔다”며 “강연과 정보 교류를 통해 각자 영역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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