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면서 팔다리가 떨린다면? 저체온증 의심…한파·한랭질환 대처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4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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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등 중부 지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23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아파트 촌이 고드름 안에 갇힌 듯 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수도권 등 중부 지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23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아파트 촌이 고드름 안에 갇힌 듯 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4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6.3도로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지난 주 대비 10도 이상 뚝 떨어졌다. 이렇게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한랭질환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랭질환자 대부분이 기온 낙폭이 큰 주에 발생한다.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3도로 떨어진 이달 둘째 주(7~13일) 한랭질환자 수는 66명으로 전주(38명)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 한강이 71년 만에 가장 빨리 얼었던 지난해 12월 10~16일 사이에도 한랭질환자는 72명에 달했다.

한랭질환은 주로 저체온증과 동상이다. 22일까지 집계된 한랭환자 328명 중 저체온증이 258명, 동상이 58명으로 96%를 차지했다. 심부(몸의 중심)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면 저체온증이다. 말이 어눌해지고 졸리면서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떨리면 저체온증을 의심해야 한다.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마른 담요로 몸을 감싸고 심부체온을 높일 수 있도록 겨드랑이와 배에 핫팩이나 더운 물을 올려야 한다.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동상은 △찌르는 통증, 가려움, 부종이 생기는 1도 △피부가 검붉어지고 물집이 생기는 2도 △피부가 괴사하고 감각이 없어지는 3도 △근육과 뼈까지 괴사하는 4도로 나뉜다. 동상 증세를 보이면 38~42도가량의 따뜻한 물에 발생부위를 담그면 좋다. 이후 깨끗한 수건으로 습기를 제거하고 동상 부위를 높게 한 뒤 온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외출 시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옷은 두꺼운 옷을 한두 개 입기보다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라면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는 상태이므로 동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파 시 하루 8잔 이상 물을 마시면 좋다. 혈액 점성이 높아지면 심·뇌혈관 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부동자세나 꽉 끼는 옷, 만성 피로, 영양 부족, 흡연, 음주 등은 한랭질환의 유발인자가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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