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동아리 30명 한 달간 맹연습
다양한 의상으로 패션쇼 꾸며
종강시간에도 실무수업 구슬땀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 FIT 해외 캠퍼스인 한국뉴욕주립대 FIT 입학생들이 18일 종강 패션쇼를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한국 FIT 종강 실습 장면.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올 9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 한국뉴욕주립대에 문을 연 FIT 신입생들이 패션명문학교에 걸맞게 패션쇼로 한 학기를 마쳤다.
18일 오후 8시 글로벌캠퍼스 스타트업(벤처 창업) 공동작업장인 ‘벌트 코리아’에 마련한 런웨이. 어두운 조명 아래 음악이 잔잔히 흐르며 FIT 로고가 새겨진 ‘ㄱ’자 무대 뒤쪽에서 학생들이 걸어 나왔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 외국인 여학생이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감 넘치게 걸었다. 큰 키에 굽 높은 웨지힐 샌들을 신고 초미니스커트에 속살이 비치는 주황색 시스루룩 블라우스, 캐주얼 점퍼를 걸쳤다. 중키의 외국인 남학생은 워커를 신고 무릎에 구멍 뚫린 청바지, 지퍼 달린 와이셔츠, 흰 점퍼를 입었다. 허리는 검은 와이셔츠로 묶었다. 학생 30명이 30분간 릴레이로 나오자 관객 약 100명은 눈을 떼지 못했다.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날 패션쇼는 FIT 패션동아리 ‘+82 Threads’가 한 달간 기획했다. 학생들은 각자 좋아하는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을 했다. 쇼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해준 로빈 백스터 한국뉴욕주립대 FIT 패션경영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짧은 시간에 멋진 쇼를 꾸민 걸 보니 미래가 밝다”고 칭찬했다.
세계 5대 명문 패션대학으로 꼽히는 FIT(뉴욕주립대·SUNY 패션전문대학)는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캠퍼스를 한국에 뒀다. 한국뉴욕주립대 FIT는 미국 FIT와 똑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패션디자인, 패션경영 2개 학과를 개설했다. 까다로운 입시 전형을 통과한 51명이 신입생이다. 한국에서 2년간 수업받은 뒤 뉴욕 본교나 이탈리아 캠퍼스에서 2년 더 배우면 학사 학위를 받는다. 캘빈 클라인, 마이클 코어스 등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를 배출한 FIT는 졸업생을 현장에 바로 투입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한다.
15일 패션디자인학과 종강 시간에도 실무 수업이 이어졌다. 학생 10여 명이 마네킹에 옷감을 입히고 모양새를 잡는 ‘입체재단’ 기초실습 중이었다. 교수가 시연하고 학생들은 각자 디자인 옷감을 핀으로 꽂으며 구김 없는 드레스 형태로 만들었다. 마네킹과 옷감이 놓인 책상에는 엉덩이 모양 등을 재는 일반 자, L자형 자, 스케치 연필, 옷감에 자국을 남기는 트레이싱휠 등이 놓였다. 학생들은 샤넬 제품을 소재로 한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여러 장씩 그려 놓았다.
‘+82 Threads’ 회장 마스 히로카즈 씨(23·일본)는 “졸업해서 세계적 패션 브랜드 회사에 취직하면 영국 런던 패션거리 ‘도버 스트리트 마켓’에 파견돼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FIT는 내년 가을학기 입학 원서를 받고 있다. 고교 내신, 공인 영어 성적,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 된다.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은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인지 한국 FIT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 지원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한국 FIT의 학과 및 학위 추가 증설을 본교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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